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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2심 "명태균, 허위·과장"-오세훈 1심 "신빙성"…무엇이 달랐길래

등록 2026.07.23 12:58:25수정 2026.07.23 14:24:24

오세훈 정치자금법 위반 1심 벌금 1000만원 판결문

오시장, 명태균 연락처 묻고 초대…"의뢰 동기 있어"

명 진술 "일부 신빙성 인정"…김건희 재판부는 배척

강철원 관여·김한정 대납 인식 등도 유죄 판단 근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관련 정황과 증거, 명씨의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오 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6.0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관련 정황과 증거, 명씨의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오 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6.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관련 정황과 증거, 명씨의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판결문에 공소사실로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의뢰해 실시됐음이 분명하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 시장은 9년이 넘는 정치적 공백으로 인해 국민의힘 당내 입지가 비교적 취약했고, 같은 당 경쟁 후보인 나경원 의원에게 뒤쳐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수 공표되는 등 당시 정치적 입지가 다소 위축된 상태였다.

오 시장은 2021년 1월 8일 "명씨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요청해 받았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정식 출마를 선언하고 같은 달 20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명씨를 만나 선거의 판세와 당선 전략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재판부는 해당 만남이 오 시장이 명씨에게 직접 식당 주소를 메시지로 보내 성사됐고, 이 자리에서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관한 언급도 이뤄진 것으로 인정했다.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이 아니라 명씨가 알아서 여론조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를 가져오자 이를 검증해 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앞선 정황 등을 이유로 들어 이를 배척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무상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무상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13. [email protected]


오 시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재판을 진행하는 내내 명씨의 진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증인들의 추측은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을 모두 신빙하기는 어렵지만, 객관적 증거 또는 구체적 정황에 부합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신빙성을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명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 점과 법정 진술 태도에 더해 '오세훈이 울면서 자신에게 전화했다' '오세훈이 김영선에게 SH공사 사장자리를 약속했다' 등 진술 중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명씨의 진술 내용 중 일부는 당시 카카오톡 대화나 언론 보도 기사 등 객관적 증거 또는 정황에 부합한다고 봤다. 또 피고인들의 진술과 내용이 일치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이 같은 판단은 명씨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 사건의 하급심 재판부가 명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김 여사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명씨에 대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여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명씨의 진술에는 허위나 과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가 한 달 가량 실시되지 않다가, 오 시장과 명씨의 만남 직후 일주일 간 3차례나 실시된 점에 대해서도 짚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할 자력이 부족했는데,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첫 여론조사가 실시된 2021년 1월 22일에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여론조사에 대해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검증 및 관여했다는 점도 재판부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판단한 근거가 됐다.

강 전 부시장은 명씨의 두 번째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표본수 선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표본수가 축소됐다.

재판부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이 사건 비공표용 여론조사 모두에 대해 실제 응답자 수보다 늘려 결과보고서 등에 기재했는데 이처럼 표본수가 다시 축소된 것은 해당 여론조사가 유일하다"며 "강 전 부시장의 의문 제기에 따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의 송금 시기와 여론조사 실시 시점이 맞아떨어지고, 김씨가 당시 명씨와 친분이 거의 없었음에도 거액을 송금한 점 등도 유죄를 인정하는 정황 증거로 삼았다.

김씨가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명씨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1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지급했다는 점은 두 사람 간 카카오톡 대화 분위기만 살펴봐도 납득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은 "김씨가 자체적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받아봤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명씨가 김씨에게 보안을 당부하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직후 김씨가 오 시장에게 텔레그램 가입 인사와 함께 해당 결과를 전달한 점 등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을 대납하도록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07.2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오 시장 측은 "비공표 여론조사는 모두 조작된 허위이고 결과도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며 "설령 김씨가 비용을 대납했더라도 이는 정치자금이 아닌 명씨의 기망에 따른 범죄피해금(편취금)으로 봐야 하므로 정치자금 부정수수 죄의 불능 미수에 해당한다"고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 시장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가 오히려 불리하거나 표본수가 부풀려졌다는 점만으로 정치자금 수수행위가 미수에 그친다고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위한 비용'의 기부행위와 기부를 받는 행위가 있으면 성립하고, 정치적 목적이나 이익을 실현할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나머지 5건에 대해서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사실이나 동기, 비용 대납 등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로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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