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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태아 살해' 혐의 유튜버, 2심서 무죄로 뒤집혀…병원장은 감형

등록 2026.07.23 16:27:45

병원장 1심 징역 6년→2심 징역 4년

'낙태 브이로그' 산모는 집유→무죄

法 "산모, 살인죄 미필적 고의 없어"

산모의 의사 반영해 의료진도 감형

[서울=뉴시스]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이 위치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의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36주 차 태아를 제왕절개로 꺼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된 병원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함께 기소된 산모는 무죄로 뒤집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는 23일 병원장 윤모(81)씨 살인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150만원을 선고하고 900만원을 추징했다. 아동 관련 기관 5년 취업 제한도 명했다.

1심 선고형인 징역 6년에서 2년 감형된 형량이다. 추징금도 11억5016만원에서 대폭 줄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산모 권모(26)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집도의 심모(62)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동 관련 기관 5년 취업 제한도 명했다. 역시 1심 징역 4년에서 감형됐다.

브로커 두 명은 각각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산모 권씨에 대해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만으론 권씨가 의료진과 공모해 태아를 살해했다거나 미필적으로나마 살해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권씨가 브로커에게 '태아가 사산돼 나온다'고 전해들었다며, 권씨가 진료받을 당시 구체적인 수술 방법을 묻거나 태아가 모체에서 살아서 나오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면서 권씨가 "의료진에게 불상의 방법으로 살해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했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만약 제왕절개 방법으로 수술해 태아를 모체에서 배출 후 인위적으로 살해하는 방법이나 사정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면,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게시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 행위로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권씨가 수술 전 신체 배출 태아 처리 동의서에 서명했지만, 이는 일반적인 내용일 뿐 살아있는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한다는 것을 용인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진 윤씨와 심씨에 대해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임신 상태로 유지해 출산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는 헌법상 보장되는 자기결정권에 해당한다"며 "산모 권씨의 임신 종결 의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양형에 참작한다"고 감형했다.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과, 고령으로 재범할 위험성이 없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윤씨에 대해서는 브로커의 환자 소개·알선 사주 행위의 직접적인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라며 원심의 11억여원 추징을 파기하고 권씨로부터 받은 수술비 중 900만원만 범죄 대가로 인정해 추징했다.

윤씨와 심씨는 2024년 6월 임신 34~36주차인 산모 유튜버 권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권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현행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모체에서 인공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낙태죄가 아닌 살인죄라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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