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재점화에…美 금리인상 확률 일주일 새 10%→33%
등록 2026.07.24 05:00:00수정 2026.07.24 05:28:24
6월 근원물가 제자리·고용 과열 신호 없어 동결론
유가 반등·기조 물가 2.5%에 인상론 맞서
워시 선택 따라 금리 논쟁 9월까지 이어질 수도
![[워싱턴=AP/뉴시스]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신임 의장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선서를 한 후 취임연설을 하고 있다. 2026.05.23.](https://img1.newsis.com/2026/05/23/NISI20260523_0001276411_web.jpg?rnd=20260523011904)
[워싱턴=AP/뉴시스]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신임 의장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선서를 한 후 취임연설을 하고 있다. 2026.05.23.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인상할지를 결정한다. 워시는 지난 두 달 동안 연준이 고물가를 용인한다는 시장의 인식을 불식하고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를 되찾겠다고 강조했지만 금리 방향은 밝히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금리선물 시장이 22일 반영한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33%로, 지난주 후반의 10% 안팎에서 세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중동 교전이 격화하고 국제유가가 반등한 시기와 인상 베팅이 급증한 시기가 겹친다.
연준 내부의 판단도 팽팽하다. 지난달 경제전망에 참여한 워시의 동료 18명 가운데 9명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고, 나머지 9명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7월 회의의 표결 전망이 아니라 올해 말까지의 적정 금리 경로에 관한 전망이다.
연말 금리 경로는 반으로 갈렸지만 7월 회의에서는 리사 쿡·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등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동결한 뒤 올해 후반 인상을 검토하는 쪽에 기울어 있다. UBS의 조너선 핑글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원하는 쪽으로 균형추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동결해도 논쟁이 끝나기보다 9월 회의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어느 쪽의 논리가 힘을 얻을지는 이란 사태와 국제유가의 향방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윌리엄 잉글리시 전 연준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사태가 진정돼 유가가 다시 떨어질지, 교전이 악화해 물가 상승을 고착시킬지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7월에도 동결했다가 물가가 더 오르면 선제적으로 인상하지 않은 판단을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리터(ℓ)당 150원 낮춘 지 한 달 만에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 시간)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1.12% 상승한 배럴당 89.2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74% 오른 배럴당 83.23달러에 마감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1/NISI20260721_0002191176_web.jpg?rnd=20260721100244)
[서울=뉴시스]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리터(ℓ)당 150원 낮춘 지 한 달 만에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 시간)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1.12% 상승한 배럴당 89.2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74% 오른 배럴당 83.23달러에 마감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동결론자들은 올해 물가 상승이 관세와 이란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일회성 충격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중앙은행이 금리로 맞서기보다 충격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존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분이 수입품 가격에 이미 대부분 반영됐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분기 동안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동결론이 전제로 삼은 유가 안정은 교전 재개로 다시 흔들렸다. 워시는 이달 초 국채 수익률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것을 시장이 자신의 물가안정 의지를 받아들였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WSJ는 당시 두 지표가 하락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의 휴전도 큰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다시 시작되고 유가가 오르자 국채 수익률도 재차 상승했다.
인상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둔화 우려와 달리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연 3.50~3.75%인 기준금리가 물가를 억제하기에 너무 낮다고 본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웃도는 데다 두 번째 유가 충격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AI 투자 확대로 반도체·전력·건설 수요가 늘면서 생긴 물가 압력은 강한 수요에서 비롯된 만큼 금리 인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편다.
이들은 관세와 유가 같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도 약 1년 동안 2.5% 부근에 머물렀다고 지적한다. 높은 주가와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도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한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나중의 가파른 긴축보다 지금의 완만한 긴축이 낫다”고 말했다.
![[도버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공군기지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 4명의 유해 운구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례하고 있다. 2026.07.23.](https://img1.newsis.com/2026/07/23/NISI20260723_0001449216_web.jpg?rnd=20260723105334)
[도버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공군기지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 4명의 유해 운구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례하고 있다. 2026.07.23.
워시가 방향을 제시하지 않자 시장은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경제지표에 따라 출렁였다. 워시와 윌리엄스, 제퍼슨은 통화정책을 조율하는 3인 체제인 ‘트로이카’를 구성하지만, 워시는 회의 전에 결론을 사실상 정해두기보다 위원들이 회의장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토론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연준이 지난 주말 FOMC를 앞둔 공식 침묵 기간에 들어갈 때까지도 일부 인사들은 워시의 뜻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 인상은 워시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연준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워시의 인준 과정에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될 수 있다고 공격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요구를 거슬러 금리를 올리면 워시가 연준 위원들에게 떠밀려 인상한 것이 아니라 통화정책 결정을 주도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백악관은 금리 인상 요구가 워시를 견제하는 연준 인사들에게서 나온다고 주장해왔다. 백악관의 이런 주장대로라면 워시가 금리를 올릴 경우 독립적으로 결단했다기보다 연준 내 인상론자들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연준 이사진이 워시에게 “조금 적대적”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워시 평가도 엇갈린다. 일부는 그를 금리 인하를 원하는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인플레이션을 방치하지 않을 ‘비둘기 옷을 입은 매’로 본다. 다른 쪽은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도 AI가 생산성을 높여 물가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금리 인상을 미루고 백악관과의 충돌을 피하려는 ‘매의 옷을 입은 비둘기’라고 해석한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개펀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가 이처럼 상반된 해석을 낳는 태도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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