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부모가 힘들면 끊어도 된다?"…美 가족 단절 둘러싼 논쟁

등록 2026.07.25 06:00:00수정 2026.07.25 06:14:25

[서울=뉴시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모와의 연락을 끊는 이른바 노 콘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상담사들이 절연을 쉽게 권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모와의 연락을 끊는 이른바 노 콘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상담사들이 절연을 쉽게 권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전민영 인턴 기자 = 가족 간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관계 회복보다 단절을 선택하는 미국인이 늘면서 상담사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부모와의 연락을 끊는 이른바 노 콘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치료 과정에서 권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모나 가족과 거리를 두거나 절연하는 현상이 증가하며 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상담사는 정신적 고통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부모나 가족과의 절연을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치료가 갈등 해결보다 가족 해체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가족 간 단절은 미국 사회에서 점차 흔한 현상이 되고 있다. 코넬대학교 인간발달학 교수인 칼 필레머의 2020년 연구에서는 미국 성인 1300여명 가운데 27%가 가까운 친척과 절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부모 또는 자녀와 관계가 끊긴 경우도 10%에 달했다.
 
이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2025년 미국인 약 4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절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8%로 늘어 5년 사이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절연을 바라보는 상담 업계의 입장은 엇갈린다. 가족치료사 휘트니 굿맨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경험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성인이 된 자녀의 판단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라우마는 당사자가 어떻게 경험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유해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신건강을 지키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네소타대학교 가족사회학 명예교수이자 상담사인 윌리엄 도허티는 모든 갈등을 트라우마로 규정하고 관계 단절을 해결책처럼 받아들이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혼가족치료사 피터 앤더슨도 절연한 부모 약 7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이 자녀의 상담사가 절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며 치료사가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필레머 연구팀은 절연 직후에는 심리적 해방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감이나 만성적인 불행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끊기거나 조부모와 손주의 교류가 사라지고 부모의 노년기 돌봄에도 공백이 생기는 등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