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못 사고, 전·월세는 치솟고"…'셋집살이' 갈수록 고단
등록 2026.07.30 06:00:00
올해 전세 5.1%·월세 3.4% 상승…임대료 부담 커지는 무주택자
전세 버티다 반전세·월세로…공급 절벽 현실화에 주거비 부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둘째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5.72%로 매매 상승률(5.74%)에 거의 근접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 2026.07.16.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6/NISI20260716_0021367173_web.jpg?rnd=20260716145452)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둘째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5.72%로 매매 상승률(5.74%)에 거의 근접했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 2026.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1. 서울 마포구 전용면적 85㎡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42)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대폭 인상해 달라는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신용대출까지 동원해도 추가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8년 8~9억원대였던 전셋값은 최근 14~15억원대로 뛰었다. 김씨는 "당시 정부가 빚내서 집 사지 말라고 했을 때 전세를 선택했는데, 지금은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 서울 성동구 옥수동 전용면적 59㎡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오모(34)씨는 최근 계약을 연장하면서 전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반전세로 전환했다. 기존 보증금 6억원에서 1억원 인상을 요구받았지만 이를 마련하기 어려워 보증금을 3000만원 올리는 대신 매달 25만원의 월세를 부담하게 됐다. 그는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매매는 엄두도 못 내고, 평생 세 들어 살아야 할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치솟는 가운데 전셋값과 월세 부담까지 동시에 커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 강화로 '집을 사기도, 버티기도 어려운' 이중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또 전세와 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자 실거주 수요가 매매로 옮겨가며 집값을 자극하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기존 전세 계약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5.11%로, 지난해 같은 기간(0.95%)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월세 시장도 불안하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월세 가격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3.37%로, 지난해 같은 기간(0.78%)보다 4배 이상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통합가격지수는 103.98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세 비용이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보다는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영끌'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거래 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691건으로 전세 거래량(8324건)을 367건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선 것은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향후 보유세 개편이 이뤄질 경우 임대인의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금 인상분을 전·월세 가격에 반영하는 '조세 전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도심이나 역세권, 학군지 등 주거 대체재가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임차인의 선택지가 좁아 세 부담 전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주택 인허가 누계는 1만905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고, 착공 실적도 10.7% 줄었다.
또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지난해보다 41.8% 감소했다. 내년에는 1만7197가구로 줄어 입주 물량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임대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매물 감소와 수요 유지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진 상황"이라며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버티기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 어려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높은 보증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월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공급 부족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면서 월세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는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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