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찰은 불송치…치아보험 '22억 사기' 일당 검찰이 적발

등록 2026.07.31 10:20:27

병원 실장·보험설계사 등 3명 구속·14명 불구속 기소

"30% 페이백" 설계사 환자 모집·치과는 허위 확인서

재조사로 실장이 몰래 운영한 '사무장 병원'도 적발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전경.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치과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들이 짜고 허위 진료기록부로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된 조직적 치아보험 사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이 혐의없다며 수사를 접었던 사건을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해 뒤집었고, 그 과정에서 실장이 의사를 고용해 몰래 운영해온 '사무장 병원'의 실체까지 새롭게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기노성)는 지난 22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및 의료법위반 혐의로 병원 실장 2명과 보험설계사 1명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치과의사 2명과 상담실장 1명, 보험설계사 11명 등 1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 불송치했지만…검찰 보완수사로 혐의 규명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경찰이 78명의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검찰이 혐의 소명자료 보완과 범죄사실 특정 등을 요구하자 경찰은 결론을 바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피의자 전원에 대한 송치를 요구하고,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던 치과의원 원장과 상담실장을 상대로 본인·차명 계좌 분석 등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병원 실장 A씨와 치과의사 B씨가 공모해 다수 보험설계사와 결탁,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뒤 편취한 보험금을 설계사에게 '페이백' 명목으로 나눠온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A씨와 이 사건 범행을 최초 설계한 것으로 파악된 보험설계사 F씨를 구속기소했다.

원장은 이름뿐…비의료인이 개설·운영한 '실장 병원'

검찰은 또 다른 치과의 경우 경찰이 외관만 보고 원장으로 판단해 송치한 의사 C씨가 실제로는 봉직의에 불과하고, 실장 D씨가 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해온 이른바 '실장 병원' 구조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진료기록부 조작과 구강 파노라마 사진 임의 삭제 정황을 단서로 병원 개설 경위 수사를 확대해 관계자 재조사와 현장 방문, 행정서류 확인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D씨를 병원 실운영자로 특정해 구속기소하고, C씨는 의료법위반 혐의를 추가해 불구속기소했다.

[서울=뉴시스] 치과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들이 짜고 허위 진료기록부로 보험금을 챙긴 조직적 치아보험 사기 일당이 재판 넘겨졌다. 사진은 치과보험 사기 구조도.(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2026.07.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치과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들이 짜고 허위 진료기록부로 보험금을 챙긴 조직적 치아보험 사기 일당이 재판 넘겨졌다. 사진은 치과보험 사기 구조도.(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2026.07.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보험설계사가 환자 모집→치과 허위 치료확인서→보험금 청구 '구조적 범죄'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보험설계사 46명과 치과 병원 관계자 6명, 환자 200여명이 역할을 나눠 가담한 조직적 보험사기다.

보험설계사가 환자를 모집해 치과에 소개하면, 치과는 초진일을 삭제하거나 치료 내용을 부풀린 허위 치료확인서를 발급했다.

환자들은 여러 치아보험에 중복 가입한 뒤 이 확인서로 보험금을 청구·수령해 일부를 치료비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치과 측은 이렇게 편취한 보험금의 약 30%를 보험설계사에게 '페이백' 명목으로 지급하며 환자를 계속 유인했다.

이런 방식으로 2020년 8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편취한 보험금은 약 22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보험 전문가인 설계사들이 레진·인레이 등 보존치료의 치아 개수별 보장 한도가 없다는 약관상 허점을 악용해 기획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보험업계가 가입 조건을 제한하고 면책기간을 연장하는 등 약관을 개정하면서 선량한 가입자들이 보험료 인상과 보장 축소 피해를 떠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치과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들이 짜고 허위 진료기록부로 보험금을 챙긴 조직적 치아보험 사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초진일 수정·레진 치료 부풀리기 증거.(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2026.07.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치과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들이 짜고 허위 진료기록부로 보험금을 챙긴 조직적 치아보험 사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초진일 수정·레진 치료 부풀리기 증거.(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2026.07.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휴대전화 은닉, 진술 담합까지"…최상위 설계사 구속

검찰은 이번 사건을 '지능·조직형 의료사기 카르텔' 범죄로 규정했다.

특히 범행을 설계한 최상위 책임자인 보험설계사 F씨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휴대전화를 숨기고 자백한 공범들에게 진술 번복과 진술 담합을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을 반복한 사실을 법원에 적극 소명해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불송치한 사건을 송치요구해 보험사기 전모를 밝히고 불법 의료행위까지 규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나머지 공범인 보험설계사와 환자에 대해서도 범행 가담 정도와 편취 금액 등을 고려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