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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상 성과 서두르지만…주도권은 호르무즈 쥔 이란에

등록 2026.08.04 10:26:28

트럼프 "협상 진행"…이란 "美와 협상 안 해"

이란, 호르무즈 통제력 유지하며 협상 우위

美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외교 성과 압박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새로운 평화 협상이 임박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부인하며 양측의 입장 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은 군사적 압박과 전략적 불확실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주도권을 쥐려는 모습이다.

3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란과 새로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비핵화를 위한 기본 틀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이란에 "매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지만, 이후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카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현재 미국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진행 중인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확보를 위한 오만과의 협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령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도 해협 문제가 정치·안보적 쟁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또한 "이란을 공격한 세력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요청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강경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 지도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중적"이라며 "이란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며, 합의나 완전한 항복 외에는 어떤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협상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이 오히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여전히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역내 미군 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 능력도 과시했다. 이러한 군사적 압박은 언제든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이란을 추가로 압박할 군사적 수단은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전략 경쟁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군사 개입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여기에 이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결정적인 압박 수단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이후 여러 차례 분쟁 종식을 위한 휴전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모두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분의 1 미만이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했으며, 응답자의 69%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 개입의 목표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의도적으로 전략적 불확실성을 유지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알렉스 바탄카는 연구소 팟캐스트에서 "이란의 최선의 전략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에게 가능한 한 최대의 고통을 가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직 이란에 유리한 조건의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 역시 미국의 제재와 봉쇄로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지만, 단순히 외교 회담만 반복하는 대신 군사적 긴장과 불확실성을 활용해 미국의 계산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실제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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