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반대매매에 '빚투개미' 백기…신용융자 10조 줄었다
등록 2026.08.04 10:50:34
널뛰기장세에 6개월여 만에 30조원 아래로
모건스탠리 항복지수 -2.53…비관심리 고조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93.93포인트(1.50%) 오른 6351.38에 시작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닥지수는 10.84포인트(1.47%) 오른 748.19, 원·달러 환율은 개장 시간 1435.7원을 나타냈다. 2026.08.04.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7159_web.jpg?rnd=2026080409213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93.93포인트(1.50%) 오른 6351.38에 시작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닥지수는 10.84포인트(1.47%) 오른 748.19, 원·달러 환율은 개장 시간 1435.7원을 나타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반대매매가 잇따르며 신용융자 잔액은 6개월여 만에 30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레버리지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개인 수급 여력이 약화되며 향후 코스피 반등 여부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조9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액이 30조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약 6개월여 만으로, 올해 최고치였던 6월 24일(38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조원 감소한 규모다. 한 달여 만에 신용융자 규모의 4분의 1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예탁증권 담보융자도 감소세다. 지난달 31일 기준 잔액은 약 25조4493억원으로, 지난 3월 5일(28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가까이 줄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대표적인 '빚투' 지표로, 잔액 감소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예탁증권 담보융자는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것으로 투자 외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두 지표가 동시에 감소했다는 것은 증시 급락과 반대매매 여파로 주식을 활용한 레버리지 수요 전반이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9일 장중 9384.59포인트로 고점을 찍었던 코스피지수는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9일 장중 5262.77까지 밀리며 43.9% 급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며 6100선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난무하는 변동성 장세 속 반대매매가 속출한 것도 신용잔고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반대매매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28일과 29일 사상 초유의 연속 서킷브레이커 여파로 30일 1038억원, 31일 1220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주가 하락이 추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신용을 상환하거나 강제 청산되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상승분의 60% 이상을 반납했다. '모건스탠리 항복지수(Capitulation Index)' 역시 지난달 30일 기준 -2.53까지 떨어졌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한 -3.1 수준을 제외하면 역대 최저치로, 투자자들의 투매와 비관 심리가 극에 달했음을 나타낸다.
모건스탠리는 악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되면서 시장이 사실상 '리셋(reset)'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레버리지 규제 강화와 개인투자자 이탈로 국내 수급 여력이 약해진 만큼, 하반기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외국인 자금 유입 여부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석준 모건스탠리 한국전략총괄은 "신용융자 잔고는 6월 말 고점 대비 큰폭 감소했고, 이는 시장에서 레버리지 축소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추가 상승 국면에서는 외국인 자금 재유입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개인 투자자 순매수가 코스피 7000~8500포인트선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코스피가 7000~8000선에 진입하면 투자 내러티브 손상에 따른 손실 축소와 시장 탈출을 위한 개인 매도가 꾸준히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8월 코스피는 급락 후 반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5~6월 같은 강한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코스피가 AI 투자 수익화와 투자 지속 가능성, 중국 반도체 채택 등을 확인하면서 외국인 순매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우상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더라도 개인 매물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수 상승 속도는 5~6월 강세장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시장 이탈은 신용잔고 감소뿐 아니라 대기자금 감소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6월4일 139조원대까지 늘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104조원대로 내려왔다. 신용융자 축소와 예탁금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개인 중심의 레버리지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고객예탁금 감소와 반대매매 증가라는 변동성을 겪고 있다"며 "그동안 코스피가 오르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큰 역할을 한 만큼 시장 수급은 증시 변동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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