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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땡볕 아래 쓰레기 100㎏ 수거…"어질어질 합니다"

등록 2026.08.04 14:24:20수정 2026.08.04 15:02:24

대구 서구 환경공무직, 하루 5~6㎞ 걸으며 거리 청소

어지럼증 오면 식염포도당…폭염 속 작업 반복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4. jjikk@newsis.com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새벽에는 그나마 선선한데 해가 뜨고 나면 너무 뜨겁습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까지 더해져 그때부터가 진짜 힘들어요."

폭염이 이어진 4일 오전 9시께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

환경공무직 근로자 김정민(39)씨가 허리를 숙인 채 쉴 새 없이 빗자루를 움직였다. 챙이 넓은 모자, 얼굴 가리개, 쿨토시로 온몸을 감쌌지만 머리카락과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인도 곳곳에는 페트병과 비닐, 음식물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골목 한쪽에는 밤사이 버려진 쓰레기가 수북이 쌓였다. 김씨가 이를 쓸어 모아 마대에 옮기자 깨끗해진 자리 너머로 또 다른 쓰레기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전날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선 서구는 이날도 아침부터 뜨거웠다. 햇볕에 달궈진 보도블록에서는 열기가 피어올랐고 그늘 밖에 잠시만 서 있어도 얼굴이 따가울 정도였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강한 햇볕을 받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026.08.04. jjikk@newsis. [대구=뉴시스] com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강한 햇볕을 받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026.08.04. jjikk@newsis. [대구=뉴시스] com

김씨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서구 비산6동 행정복지센터와 북비산네거리 일대 약 1.5㎞ 구간을 오가며 청소한다. 같은 길을 여러 차례 왕복하다 보면 하루에 걷는 거리만 5~6㎞에 달한다.

하루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는 작업용 마대 10개 분량이다. 마대 하나가 약 10㎏인 점을 고려하면 매일 100㎏이 넘는 쓰레기를 치우는 셈이다. 주말 동안 쓰레기가 쌓이는 월요일에는 수거량이 더 많다.

빗자루질을 멈춘 김씨는 그늘진 벤치에 몸을 기대고 한동안 숨을 골랐다. 땀에 젖은 채 생수 한 병을 들이켠 그는 이내 다시 빗자루를 들었다.

김씨는 "요즘 같은 날에는 하루에 한 번 정도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며 "그럴 때는 어디든 바로 앉아 식염포도당을 먹고 쉰다. 괜찮아지면 다시 움직이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현장 감독자에게 연락한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4. jjikk@newsis.com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폭염은 작업 속도도 늦췄다. 김씨의 통상 근무시간은 오전 6~11시와 오후 2~5시지만 요즘에는 작업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평소보다 청소 속도가 크게 느려졌다.

그는 "평소에는 작업을 빨리 끝내고 쉴 수 있지만 지금은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몸을 식히지 않고 계속 일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현장 감독자들은 청소 구간을 돌며 얼음물을 나눠주고 있다. 송풍 조끼, 쿨토시, 작업모, 자외선 차단제, 식염포도당 등 폭염 대응 물품도 지급된다.

근로자들은 작업 상황에 따라 시간당 10~15분가량 휴식을 취한다. 서구는 폭염 기간 휴게시간을 기존 오전 11시~오후 2시에서 오후 3시까지로 1시간 늘렸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옥외작업을 중단한다. 사고 잔여물이나 동물 사체 처리 등 긴급 민원이 발생할 때만 현장에 투입한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강한 햇볕을 받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026.08.04. jjikk@newsis.com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폭염이 이어진 4일 대구 서구 비산6동 한 가로변에서 환경공무직 근로자가 강한 햇볕을 받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서구지역 환경공무직은 131명이다. 업무 특성상 모두 일정 시간 이상 폭염에 노출된다. 구는 올해 폭염 대응 물품 구입비로 약 600만원을 편성했다. 현재까지 온열질환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례는 없다.

정해진 배출 시간을 지키지 않는 쓰레기도 폭염 속 이들의 고단함을 더한다. 새벽에 수거를 마쳐도 점심에 쓰레기가 다시 나오면서 청소한 길을 또 돌아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씨는 "시민들이 종량제 봉투 사용과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지키고 무단투기만 하지 않아도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낮 최고기온은 대구 신암 41.1도, 북구 40.9도, 서구 40.1도까지 치솟았다. 경북 고령은 41.2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도 서구의 최고 체감온도는 34.6도를 나타냈다. 대구에는 폭염경보와 열대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경보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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