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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방어 나선 美재무…"FIMA 확대 요구에 연준 독립성 시험대"

등록 2026.08.04 14:08:04수정 2026.08.04 14:42:24

FIMA 레포 제도, 시장 기능 마비일 때 사용

日 미 국채 매각 위험 있지만…그 정도 아냐

연준 압박용?…독립성 어디까지 지킬지 주목

[워싱턴D.C(미국)=AP/뉴시스] 미국 재무부가 엔화 방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FIMA 레포(FIMA Repo) 제도 한도 상향을 언급한 가운데, 연준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7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첫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6.08.04.

[워싱턴D.C(미국)=AP/뉴시스]  미국 재무부가 엔화 방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FIMA 레포(FIMA Repo) 제도 한도 상향을 언급한 가운데, 연준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7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첫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2026.08.04.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엔화 방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FIMA 레포(FIMA Repo) 제도 한도 상향을 언급한 가운데, 연준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IMA 레포 제도는 해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매각하지 않고 이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한 장치인데, 국채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엔화 방어라는 비교적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향후 (일본과) 공동 개입이 필요할 경우 주저 없이 참여할 것"이라며 "FIMA 레포 제도는 중요한 안전장치이며, 규모 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해당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FIMA 레포 제도의 한도는 거래 상대방별 600억 달러(약 85조원)로 설정돼 있다. 일본은 5월 말 기준 약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해외 보유국인 만큼, 한도가 확대될 경우 보유 국채를 담보로 더 많은 달러를 신속하게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FIMA 레포 제동을 활용한 배경으로 미 국채 시장 방어를 꼽는다.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막고자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대량 매각할 경우 미국채 수익률과 금리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미 국채 금리는 최근 재정 우려와 연준의 통화 정책 불확실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시장 기능 마비일 때 사용…엔화 방어 목적은 그 정도 아냐

다만 WSJ은 "이번 요청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에게 초기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자신을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한도 상향을 위해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승인이 필요하다. WSJ은 통상 FIMA 레포 제도 활용이 시장 기능 마비나 금융 안정성 리스크가 통화정책을 위협할 경우 이뤄져 왔다며, 현재 상황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FIMA 레포 제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 국채 시장 혼란과 글로벌 달러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이후 활용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베선트 장관의 한도 확대 요구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의 엔화 방어 수단이 시장이 보는 것보다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이거나, 연준 지도부 교체 이후 공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소재 컨설팅회사 통화정책분석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요청에 몇 가지 이례적인 점이 있다"며 "베선트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는 점에서 FOMC 위원들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선트 장관이) 연준을 우군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신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베선트, 연준 압박 목적…금리 외 분야에서 독립성은 어떻게?

WSJ은 "연준의 독립성은 일반적으로 금리 결정과 관련해 강조된다. 금리 결정이 정치적 압력에 가장 취약하고 정치화될 경우 큰 파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외국 중앙은행에 대한 대출 등 다른 연준 업무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동일하게 강조돼 온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앞서 워시 의장은 연준 의장 인준 전 상원 제출 답변에서 "연준은 금리 결정에서 가장 독립적이며, 그 외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지만, 이후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는 중앙은행들과 체결한 달러 유동성 공급 장치 역시 통화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기존 발언과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번 일본과의 외환 시장 공동 개입 자체가 정치적 성격도 띠고 있는 만큼, 외교·재정 정책 개입을 꺼려온 연준이 미국 행정부와 어느 수준까지 발맞출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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