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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 후 피 고였는데 "안정적"…대법 "의료진 과실"

등록 2026.08.17 09:00:00

디스크 수술 후 하지 마비, 극심한 통증 겪은 환자

대학병원 전원 후 입원치료…수술 병원 상대 소송

1심 감정결과 '마미증후군'…"수술로 인해서 발생"

2심 "예상된 후유증" 패소→대법 "의료진의 과실"

[서울=뉴시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하지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가 병원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수술 후 검사에서 신경 주변에 피 주머니(혈종)가 발견됐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식으로 모순된 기록을 해 뒀던 점이 근거가 됐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6.08.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하지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가 병원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수술 후 검사에서 신경 주변에 피 주머니(혈종)가 발견됐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식으로 모순된 기록을 해 뒀던 점이 근거가 됐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6.08.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하지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가 병원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의료진의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수술 후 검사에서 신경 주변에 피 주머니(혈종)가 발견됐는데도 적절한 조치 없이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식으로 모순된 기록을 해 뒀던 점이 근거가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환자 안모씨가 경기 의정부시 A 척추전문병원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에 돌려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에 인정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안씨는 2018년 4월 요통과 양쪽 다리 저림 증상을 느껴 A 병원을 찾았고, 척추뼈(요추) 2~3번 부위에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진단을 받은 뒤 비수술적 처치를 받았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A 병원 의료진은 안씨에게 같은 해 5월 척추내시경을 통한 절제술을 했는데, 이 수술 직후부터 안씨는 오른쪽 다리에 마비 증상 등을 호소했다.

안씨는 같은 병원에서 그해 6월 추가 수술을 받았음에도 마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두 달여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져 한 달 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안씨는 2023년 3월 A 병원 의료진 과실로 신경 손상을 입었다며 2억2570만원을 배상하라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안씨의 증상은 재판 중에도 계속됐으며 1심이 의뢰한 신체감정 결과 '마미증후군' 의견이 나왔다.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은 허리 아래쪽 척추관 내부에 말꼬리 모양으로 퍼져 있는 신경다발인 '마미'가 강하게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응급 질환이다.

A 병원 측은 쟁점이 된 2018년 5월 수술을 두고 신경 손상 등 합병증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던 만큼 의료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은 "안씨의 증상이 문제의 수술 외에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배상액은 60% 수준인 1억2277만원으로 정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17. [email protected]

2심은 과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안씨의 증상이 "(수술로 인해) 예상가능한 후유증 내지 합병증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안씨의 상고를 받아들여 다시 결론을 바꿨다.

대법원이 주목한 지점은 A 병원이 수술 후 안씨를 상대로 실시한 2번의 요추 자기공명영상(MRI) 결과였다. 두 번 모두 '수술 부위 주변에 피로 보이는 액체가 고여 있고 심각한 중앙부 압박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반면 A 병원 측 주치의는 안씨의 수술기록지에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라거나 'MRI 검사 결과 혈종이나 잔여 추간판은 없는 상태’라는 식으로 적어 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항소심이 근거로 삼은 A 병원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수술기록지와 MRI 판독 결과가 모순되는 만큼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진료기록 감정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의료상 과실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의료상의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법리를 강조했다.

이어 수술로 인해 마미증후군 증상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신체감정 결과를 인용해 "안씨의 증상은 A 병원 측의 과실로 생긴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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