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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소설' 쏟아져 응모작 2배 급증…日 문학상, 심사 비용 '천정부지'

등록 2026.08.18 15:14:00

[도쿄=AP/뉴시스] 일본 도쿄의 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나오유키 야마노가 지난달 3일 자정 카운트다운 행사 직후 사전 구매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카호 이야기'를 들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설이 신인 문학상에 몰리면서 응모작과 심사 부담이 함께 늘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26.07.03.

[도쿄=AP/뉴시스] 일본 도쿄의 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나오유키 야마노가 지난달 3일 자정 카운트다운 행사 직후 사전 구매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카호 이야기'를 들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설이 신인 문학상에 몰리면서 응모작과 심사 부담이 함께 늘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26.07.03.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일본 신인 문학상 응모작이 2배 넘게 급증해 출판사들이 심사 인력 확충과 비용 증대로 고충을 겪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설을 집필하는 데 드는 시간과 수고를 대폭 줄여주면서 응모 장벽을 무너뜨린 결과다. 출판계는 원고 폭증에 따른 심사 인력 부담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비용을 온전히 뒤집어쓰게 됐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출판사 하야카와쇼보가 주최하는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는 올해 1000편이 넘는 작품이 접수됐다.

예년에는 400편 안팎이었지만 올해 갑자기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야카와쇼보 편집본부 시니어 에디터 시오자와 요시히로는 급증한 응모작을 두고 "아무리 많아도 너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AI를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작품도 늘었다. 하야카와쇼보 관계자는 응모작 10편 가운데 2~3편 정도가 생성형 AI를 거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하야카와 SF 콘테스트만의 현상도 아니다. 다른 출판사 다카라지마샤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공모전에는 전년보다 60% 늘어난 731편이, 가도카와의 '전격소설대상'에는 40% 늘어난 5088편이 접수됐다.

또 신초샤의 '신초신인상'에도 30% 증가한 3518편이 들어왔다. 여러 출판사의 신인상에서 응모작이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출판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소설을 쓰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 응모 문턱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응모작이 늘면 사람이 직접 읽고 평가해야 하는 작품도 함께 늘어난다.

특히 신인 문학상은 여러 단계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정하기 때문에 응모작이 많아질수록 심사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커진다.

닛케이는 외부 전문가에게 초기 심사를 맡길 경우 작품 한 편당 수천 엔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응모작이 급증하면 출판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공모 신인 문학상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게 된다.

AI와 문학상의 충돌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AI를 활용한 작품이 실제 문학상 심사를 통과하고 수상까지 한 사례도 있다.

소설가 구단 리는 지난 2024년 1월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도쿄도 동정탑'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소설의 약 5% 정도는 챗GPT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2023년 SF 잡지 '클락스월드'는 AI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투고가 급증하자, 소설 투고 접수를 무기한 중단했다. 당시 편집장 닐 클라크는 AI 투고를 가려내는 기술의 한계 등을 투고 접수 중단 이유로 들었다.

생성형 AI가 소설을 만드는 문턱을 낮추면서 더 많은 작품이 문학상에 몰리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이 작품을 읽고 골라내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커지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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