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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구진 "韓 재정준칙 없으면 나랏빚 계속 늘수도"

등록 2026.08.19 06:00:00수정 2026.08.19 06:28:23

IMF, 한국의 통화·재정정책 상호작용 워킹페이퍼 발간

재정적자 확대 지속 땐 채무도 계속 늘어…이자 부담↑

준칙 작동 땐 채무비율 복귀…단기 경기위축 더 커질 수도

"고령화 재정부담↑…재정건전성·경기 대응력 함께 고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한국이 중기 재정준칙이나 재정준거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일시적인 경기 충격도 국가채무비율의 영구적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재정준칙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하면 경기 침체기에도 재정 긴축이 이뤄져 오히려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과 경기 대응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가 내년도 총지출을 '800조원+α' 수준으로 확대하는 확장재정 기조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장기 국가채무 관리 장치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18일 IMF가 지난 14일(현지 시간) 발간한 '한국의 통화·재정정책 상호작용: 분기전망모형(QPM) 기반 분석'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연구진은 재정준칙 유무에 따른 한국 경제의 충격 대응과 국가채무 경로를 분석했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나 재정적자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재정 운용에 한도를 두는 제도다. 연구진은 과거 한국에서 제안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재정적자 3% 수준의 준칙을 모형에 반영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번 연구가 2025년 IMF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 활용된 모형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의 현재 재정 상황이나 정책에 대한 새로운 IMF의 공식 평가는 아니라고 명시했다.

"재정준칙 없으면 일시적 충격도 채무비율에 남아"

연구진은 국가채무가 목표 수준에서 벗어나면 재정수지를 조정하는 '재정준칙 적용' 시나리오와 국가채무 변화와 관계없이 기초재정수지를 유지하는 '재정준칙 부재'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재정준칙이 없으면 물가나 성장률 등에 일시적인 충격이 발생해도 명목 GDP 변화가 국가채무비율에 장기간 영향을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정준칙이 적용되면 재정수지 조정을 통해 채무비율이 중기적으로 다시 목표 수준으로 돌아갔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를 올리면 수요가 위축되고 물가가 낮아지면서 명목 GDP도 감소할 수 있다. 이때 재정준칙이 있으면 높아진 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재정을 긴축하면서 경기 위축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준칙이 없으면 단기 충격은 작지만 높아진 채무비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재정준칙이 있는 경우에는 재정 긴축으로 경기 위축과 물가 하락이 더 커져 한국은행도 이후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더 오래 낮춰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재정준칙이 국가채무비율의 영구적인 상승을 막는 대신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재정준칙 없으면 확장재정 장기화에 국가채무 부담 확대

효과적인 중기 재정준거나 재정준칙이 없는 상태에서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지속될 경우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진은 기초재정적자가 GDP 대비 1%포인트(p)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해 재정확대가 일시적인 경우와 지속되는 경우를 비교했다.

재정확대가 일시적이고 이후 재정준칙이 작동하면 재정 조정이 이뤄지면서 국가채무비율은 전망 기간 안에 기존 수준으로 돌아왔다. 반면 확대된 재정적자가 조정 없이 계속되면 국가채무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국가채무가 늘수록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고 추가 차입이 이어지면서 결국 국가채무가 GDP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채무가 계속 늘어나면 금융시장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해 결국 재정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이번 모형에는 연구개발(R&D)이나 인프라 등 생산적인 정부지출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GDP를 확대하는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이번 결과를 특정 재정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권고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외부 충격 반복에도 채무 누적…준칙은 경기 대응 제약

한국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는 환율 등 외부 충격이 반복될 경우에도 재정준거 유무에 따라 국가채무 경로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내려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동시에 수출 수요도 줄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이 경우 명목 GDP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은 높아질 수 있다.

재정준칙이 없으면 이런 외부 충격으로 한 번 높아진 국가채무비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고 누적될 수 있다. 반면 준칙이 있더라도 경기나 물가가 둔화한 상황에서 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정을 긴축하면 경기 위축을 더 키울 수 있다.

연구진은 결국 중기 재정준거가 반복되는 경제 충격에 따른 국가채무 증가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 대응을 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있지만 고령화와 연령 관련 지출 증가에 따른 구조적인 재정 부담이 앞으로 커질 수 있는 만큼, 국가채무 관리와 경기 대응 능력을 함께 고려해 재정 체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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