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름 넣었더니 티켓·기부금 '뚝'…케네디 센터 재정 1000억원 증발
등록 2026.08.26 21:34:46수정 2026.08.26 22:22:24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워싱턴DC의 대표 문화예술기관인 케네디센터가 법원 명령에 따라 건물 외벽에 부착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고 원래 명칭으로 복원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방수포로 건물 정면 일부가 가려진 케네디센터 모습. 2026.06.15.](https://img1.newsis.com/2026/06/13/NISI20260613_0001333056_web.jpg?rnd=20260615094516)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워싱턴DC의 대표 문화예술기관인 케네디센터가 법원 명령에 따라 건물 외벽에 부착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하고 원래 명칭으로 복원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방수포로 건물 정면 일부가 가려진 케네디센터 모습. 2026.06.15.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려고 한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가 재정 악화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지도부가 재정이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티켓 판매와 기부금 모금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WP가 입수한 케네디센터의 내부 예산안과 경영진 전망, 이사회 회의록, 재정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2026회계연도 센터의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약 1억 달러(약 1380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케네디센터는 2026회계연도에 약 2억 2000만 달러의 수입을 예상했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예상 수입은 약 1억 2400만 달러로 떨어졌다. 지출을 약 3분의 1 줄였음에도 23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센터를 장악한 뒤 티켓 판매가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도로 구성된 이사회가 센터 이름을 바꾸고 건물 전면에 그의 이름을 내건 이후 티켓 판매와 기부금이 모두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센터를 장악한 직후에도 티켓 판매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후 가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8년 이후 비슷한 기간 중 관객들의 티켓 지출이 가장 적었고, 시즌권 판매도 크게 감소했다.
내부 자료에는 올해 초 기부금 모금 실적 역시 이름 변경 이전과 비교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객과 기부금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센터가 예상한 전체 수입과 실제 전망 사이의 격차가 약 1억 달러까지 벌어졌다.
미국 아메리칸대 예술경영 프로그램 책임자인 앤드루 테일러는 WP가 입수한 자료를 검토한 뒤 이러한 수입 감소를 "급강하(nosedive)"라고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센터 장악에 따른 결과가 "수입의 재앙적인 감소"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케네디센터 측은 재정 악화의 책임을 이전 지도부에 돌렸다. 센터 대변인은 수년간의 재정 관리 부실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물에 붙인 것이 새로운 기부자를 유치하고 개보수 자금 마련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도 개보수 계획과 지난해 의회에서 확보한 2억 5700만 달러의 수리 예산 등을 성과로 내세우며 센터 운영을 옹호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케네디센터의 재정 악화가 다른 문화예술기관들의 전반적인 상황과 비교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SMU 데이터아츠의 제니퍼 브누아-브라이언 대표는 케네디센터의 상황이 문화예술계 전반의 흐름과 "현저하게 다르다"며 자체 수입과 기부금이 모두 크게 감소하고 상당한 적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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