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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뷔·뉴진스 혜인이 찾은 '그대의 의미'…양수경 "잊히길 바랐지만 난 가수"(종합)

등록 2026.08.26 17:54:29

1990년 3집 수록곡 역주행에 "신선하고 감사…K-팝 후배들 자랑스러워"

류마티스 관절염·약물 부작용 딛고 34년 만에 전국투어 '인연'

신곡 '다시는 사랑 못해' 발표·정규 10집 작업 박차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V)와 그룹 '뉴진스(NewJeans)' 혜인이 라이브 방송에서 읊조리듯 따라 부르고, 글로벌 패션 브랜드 구찌 애프터 파티에서 세계적인 DJ 겸 프로듀서 페기 구(Peggy Gou)의 디제잉 세트 리스트로 흘러나온 노래. 가수 양수경(62)이 1990년 내놓은 정규 3집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에 실린 '그대의 의미'는 최근 젠지(Gen Z) 세대의 플레이리스트 속에서 이처럼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양수경은 26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홀에서 열린 신곡 발표 및 전국투어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그대의 의미' 역주행 반응과 관련 "페기 구라는 분이 선곡한 것에 대해 아들이 나중에 고맙다고 했다고 한다"며 "방탄소년단, 뉴진스 멤버가 내 노래를 불러서 신선했고 아주 기분이 좋았어요. 그때는 이렇게 다시 불릴 줄 몰랐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배 가수로서 K-팝의 글로벌 도약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1992년 일본 NHK TV 아시아 5대 스타상, 1992년 ABU 국제가요제 최우수인기가수상, 1994년 동유럽 가요제 백야축제 대상 등을 받으며 일찌감치 해외 무대를 경험했던 양수경은 "가요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앞서 노력했던 분들의 발자취 덕분에 발전하는 것"이라며 "블랙핑크나 제가 좋아하는 지드래곤 등 후배들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팬의 한 사람으로 잘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양수경의 음악이 시대를 건너뛰어 청년 세대와 공명하는 배경에는 '한국형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의 미학이 자리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그가 구축한 디스코그래피는 10대 위주의 댄스 팝이나 기성세대의 전통 트로트라는 양극단에서 벗어나, 성인 청취자를 위한 세련되고 정제된 도회적 팝의 전형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본질은 '과잉 없는 세련미'와 '성숙한 서사의 전달'에 있다. 슬픔을 원초적으로 폭발시키는 대신 세련된 선율과 관조적인 태도로 감정을 다듬어내는 방식은 양수경 보컬의 핵심이다. 전영록이 작곡한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와 '인연', 그리고 '바라볼 수 없는 그대', '당신은 어디 있나요' 등에서 맑고 절제된 음색을 들려줬다. 근대화된 도시 공간의 세련된 고독을 노래하며 당시 도시 중산층의 도회적인 우수와 낭만을 충족시켰다.

이러한 미학적 유산을 지닌 양수경이 1992년 이후 무려 34년 만에 전국투어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18일 서울 큐브컨벤션센터 CCC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전국투어의 타이틀은 '인연'이다.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지난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체중 증가, 건강 악화로 4년간의 공백을 보내야 했다. 양수경은 "정말 많이 아팠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살을 빼고 싶어도 몸이 붓고 의욕도 떨어져 밖에 나가는 것조차 싫어졌다"며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 제 모습으로는 무대에 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사람들이 저를 잊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고통을 이겨낸 것은 결국 가수로 돌아가겠다는 열망이었다.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은 그는 "부기가 빠지고 염증도 가라앉으면서 '나 가수 양수경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결론은 '가수'였어요. 가수는 혼자 되는 게 아니라 공연을 해야 가수죠. 공연을 준비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엔터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변두섭 예당 엔터테인먼트 회장과 2013년 사별하기도 한 양수경은 "인생의 굴곡이 세계 대회에 나가서도 선두에 설 수 있는 사람인데 너무 슬프게만 보여지면 인생이 허탈하지 않냐"며 "아침에 눈을 뜨면 거울을 보고, 자기 전까지 운동하면서 '나 가수야'라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노래할 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소개된 신곡 '다시는 사랑 못해'는 작년 4월 발표한 싱글 '옛날에 금잔디'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노래다. 양수경은 "인생 굴곡이 화려해서 노래 제목 따라간다고 안 부르려고 했고, 한동안 밝고 희망찬 노래만 하려 했다"면서도 "제 목소리가 이별과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복이죠. 가사를 보니 '너 아니면 안 돼'라는 이야기여서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9년 9집 '후애(後愛)' 이후 멈춰있던 정규 10집 앨범도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8.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가수 양수경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6.08.26. [email protected]

이번 전국투어의 핵심은 원곡의 정취와 현재의 호흡을 잇는 것이다. 양수경은 "원곡에 가까운 편곡과 함께 전주만 들어도 가슴 속 추억이 떠오르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날 미니스커트를 처음 입고 무대에 올랐다는 양수경은 나이라는 숫자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제가 62세라고 하지만 마음은 62세가 아니고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나이를 따라가다 보면 이건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게 생깁니다. 예전엔 남을 위한 하루가 많았는데, 지금은 온전히 저를 위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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