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항암제도 안 듣는 간암…'이 치료' 효과적
등록 2026.08.27 09:27:25수정 2026.08.27 09:46:24
13㎝ 간암, 치료 후 간이식 가능 크기로 줄여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에 게재
![[서울=뉴시스] 진행성 간세포암 간동맥 주입 화학요법.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2517_web.jpg?rnd=20260827083241)
[서울=뉴시스] 진행성 간세포암 간동맥 주입 화학요법.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현재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경우 약 30%에게만 효과가 있는데, 이에 듣지 않는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간동맥주입항암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동맥주입항암치료는 항암제 주입 포트를 설치하고 카테터를 간동맥에 연결해 항암제를 종양이 위치한 간에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치료를 말한다.
27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은 1차 표준치료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이후에도 종양이 감소하지 않는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2차 치료로 고식적 간동맥주입항암치료(HAIC)가 경구 표적항암제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의 공동교신저자는 남희철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공동제1저자는 유재성 경북대학교 박사, 탁권용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공동저자는 오정석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다.
의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수술을 통한 근치적 절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진행성 간암 환자의 치료는 간단하지 않으며, 1차 표준치료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이후에도 종양이 진행되는 환자들에게 어떤 2차 치료가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거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전신 치료인 표적치료제 투여와 국소 집중치료인 HAIC에 대한 비교연구를 수행했다.
HAIC는 피부 아래에 항암제 주입 포트를 설치하고 카테터를 간동맥에 연결해 항암제를 종양이 위치한 간에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치료다. 간 내 종양 부담이 크거나 간문맥 등 주요 혈관을 침범한 경우처럼 빠르고 강한 간 내 종양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서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서울성모, 의정부성모, 부천성모, 은평성모)에서 치료받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2차 치료의 효과를 후향적으로 평가했다. 이 중 51명은 HAIC치료를, 39명은 경구 표적항암제인 티로신키나제억제제 치료를 받았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HAIC군이 경구 표적항암제군보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종양의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한 환자의 비율(객관적반응률)은 HAIC군 35.3% 대비 표적항암제군 5.1%로 약 6.9배 높았으며, 종양이 감소하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는 환자의 비율(질병조절률) 역시 HAIC군 66.7% 대비 표적항암제군 25.6%를 기록했다.
질병 무진행 기간 역시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요인 (연령, 간 기능, 전신 상태, 간 내 종양 범위와 혈관 침범 등) 차이를 통계적으로 보정한 후에도 HAIC군이 7.1개월을 기록하여 표적항암제군에서의 3.4개월 대비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HAIC군에는 간 내 종양 범위가 넓거나 간문맥 침범이 있는 고위험 환자가 88.2%로 표적항암제군의 64.1%보다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간 내 종양 조절 효과는 보다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중증 이상반응과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도 HAIC군이 더 적었다.
연구 과정에서 검토된 환자 사례(68세 남성, 바르셀로나 간암 병기 C기)에서는 오른쪽 간을 채운 거대 침윤성 암과 왼쪽 문맥 종양혈전이 있었으나, 8차례 HAIC치료 후 종양이 크게 감소하고 문맥 종양혈전이 완전히 소실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연구팀은 이 결과를 HAIC가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우월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간에 병변이 집중된 환자와 혈관 침범 환자 등 치료 특성에 맞는 환자 선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소 치료인 HAIC는 간 내부에 대한 집중 치료가 가능하지만, 타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전신 치료인 표적항암제가 유리할 수 있다. 또 표적항암제는 경구제로 처방돼 통원 치료가 가능하며, 체력적 부담이 큰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옵션이기 때문이다.
탁권용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는 "간 내 종양 부담이 높거나 혈관 침범이 있어 기존에 좋지 않은 경과가 예상됐던 환자에서도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종양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종양 크기를 줄이면 간암 절제술이나 간이식 수술 등 다음 치료로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임상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치료가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1차 표준치료법으로 지정된 후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비가 많이 낮아지고 치료효과도 좋은 편이나, 면역항암제가 효과적인 환자는 약 30% 정도인만큼 나머지 70% 환자들을 위한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계획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가 단편적으로 'HAIC가 모든 환자에게 더 낫다'고 전달되는 것은 위험하며, 간암 병기뿐 아니라 간 기능, 간 내 종양 부담, 혈관 침범, 간 외 전이, 출혈 위험과 이전 치료 반응을 함께 보며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성 교수는 "서울성모병원은 특정 시술 하나가 아니라 전신치료, 중재시술, 방사선치료, 수술, 간이식과 정밀 바이오마커 연구를 하나의 진료 흐름으로 연결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방법을 선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학제를 기반으로 반응에 따른 환자 개인별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로 간암 환자에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미영상의학회가 발행하는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라디올로지'(Radiology) 8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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