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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10만개 찾는다…별 없이 떠도는 '나홀로 행성'까지 [로먼 출격②]

등록 2026.08.30 13:30:00

우리은하 중심부의 별 약 1억개를 15분 간격으로 반복 관측

별빛이 어두워지거나 밝아지는 순간 포착해 숨은 행성 탐색

화성급 '나홀로 행성' 찾고 목성급 외계행성 직접 촬영도 시험

[서울=뉴시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외계행성 등을 찾기 위해 관측할 우리 은하 중심부를 나타낸 상상도.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외계행성 등을 찾기 위해 관측할 우리 은하 중심부를 나타낸 상상도.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수많은 별이 빽빽하게 모인 우리은하 중심부. 오는 30일 발사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이곳을 약 15분 간격으로 반복 촬영한다. 별빛이 살짝 어두워지거나 갑자기 밝아지는 순간을 찾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행성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NASA는 로먼이 통과법으로 약 10만개, 미시중력렌즈로 1000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한다. 통과법으로 찾을 10만개만 따져도 지금까지 확인된 6000여개의 16배가 넘는다.

별 가까이 붙어 도는 뜨거운 행성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차가운 행성과 붙잡아줄 별 없이 홀로 우주를 떠도는 ‘나홀로 행성’까지 탐색한다.

로먼은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태양계까 속한 우리은하에 어떤 행성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해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흔한지 드문지 밝힐 계획이다.

별빛 가리는 순간 포착…외계행성 찾는다

로먼은 우리은하 중심부의 별 약 1억개를 장기간 관측해 외계행성 약 10만개를 찾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대부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몰려 있지만 로먼은 별이 빽빽한 은하 중심부와 그 너머까지 살핀다.

로먼이 행성을 직접 보는 것은 아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며 별빛 일부를 가리는 순간을 포착한다. 별빛이 일정한 간격으로 약해지면 행성이 그 별 주위를 돌고 있다는 뜻이다. 별빛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면 행성의 크기를, 어두워지는 간격을 보면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과법’이라고 한다.

별 가까이 붙어 빠르게 도는 큰 행성일수록 별빛을 더 많이, 자주 가리기 때문에 통과법으로 찾기 쉽다. 로먼은 이런 크고 뜨거운 행성을 대거 발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먼은 별이 우리은하 어디에 있는지, 나이와 성분은 어떤지에 따라 그 주위를 도는 행성의 종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비교한다. 이를 통해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우리은하에서 흔한지 살펴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모항성 가까이에서 공전하는 목성 크기의 ‘뜨거운 목성’ 상상도. 이런 행성은 별 앞을 자주 지나고 별빛도 많이 가려 통과법으로 찾기 쉽다.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모항성 가까이에서 공전하는 목성 크기의 ‘뜨거운 목성’ 상상도. 이런 행성은 별 앞을 자주 지나고 별빛도 많이 가려 통과법으로 찾기 쉽다.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중력이 밝힌 별빛으로 ‘나홀로 행성’ 추적

반대로 별빛이 갑자기 밝아지는 순간에도 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 앞쪽을 지나가는 별이나 행성의 중력이 돋보기처럼 뒤쪽 별빛을 모아 일시적으로 밝게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미시중력렌즈’라고 한다.

이 방식은 행성을 직접 보지 않고도 행성의 중력이 별빛에 남긴 흔적을 찾는다. 별 가까이 도는 행성뿐 아니라 지구나 화성처럼 별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행성과 목성·토성처럼 멀리 떨어진 차가운 행성도 찾아낼 수 있다. NASA는 로먼이 이 방식으로 외계행성 1000개 이상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했다.

별 없이 홀로 우리은하를 떠도는 나홀로 행성도 탐색 대상이다. 이들 행성은 행성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른 행성의 중력에 밀려 원래 돌던 별 밖으로 쫓겨났거나 처음부터 별 없이 홀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나홀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주변을 밝힐 별도 없어 일반적인 방법으로 찾기 어렵다. 하지만 뒤쪽 별빛을 돋보기처럼 확대하는 순간을 포착하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로먼은 화성 정도로 작은 나홀로 행성까지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별빛이 밝아지는 신호만으로는 실제로 홀로 떠도는 행성인지, 별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도는 행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우주망원경이 먼저 촬영한 자료를 활용한다.

유클리드는 2025년 3월 로먼이 관측할 은하 중심부를 미리 촬영했다. 연구진은 이 자료와 로먼의 관측 결과를 비교해 행성 후보 주변에 별이 있는지 확인하고, 나홀로 행성인지 별에 속한 행성인지 판별한다.

제이슨 로즈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선임연구원은 “유클리드의 관측자료를 로먼의 탐사자료에 더하면 우리은하를 더 정확하게 그리고, 고립된 블랙홀과 나홀로 행성처럼 찾기 어려운 천체를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우주망원경이 2025년 3월 촬영한 우리은하 중심부. 로먼이 앞으로 반복 관측할 영역을 포함한다. 오른쪽의 어두운 부분은 별빛을 가리는 짙은 분자구름이며, 왼쪽에는 은하 중심부의 노란 빛이 드러난다. 지상 관측자료로 색을 더했다.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우주망원경이 2025년 3월 촬영한 우리은하 중심부. 로먼이 앞으로 반복 관측할 영역을 포함한다. 오른쪽의 어두운 부분은 별빛을 가리는 짙은 분자구름이며, 왼쪽에는 은하 중심부의 노란 빛이 드러난다. 지상 관측자료로 색을 더했다. (사진=NASA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눈부신 별빛 가리고 외계행성 직접 촬영

로먼은 행성이 별빛에 남긴 흔적을 찾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외계행성을 직접 촬영하는 기술도 시험한다. ‘코로나그래프’라는 장비로 밝은 별빛을 가리고 주변 행성에서 오는 희미한 빛만 포착하는 방식이다.

낮에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비행기를 보기 위해 손으로 햇빛을 가리는 것과 비슷하다. 외계행성은 자신이 도는 별보다 수억배 이상 어두워 별빛을 정밀하게 차단해야만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직접 촬영된 행성은 주로 젊고 뜨거워 스스로 강한 빛을 내는 초대형 행성이었다. 로먼은 코로나그래프로 별빛을 가린 뒤 태양과 비슷한 별 주위를 도는 목성 크기의 행성을 촬영하는 기술을 시험한다. 기존에 직접 촬영하기 어려웠던 오래되고 차가운 행성까지 관측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로먼이 행성의 표면을 자세히 찍는 것은 아니다. 밝은 별빛에 가려 보이지 않던 행성을 작은 빛점으로 포착한다. 이 빛의 색깔과 밝기를 분석하면 행성의 대기와 구름, 온도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코로나그래프는 로먼의 핵심 탐사장비라기보다 앞으로 지구와 닮은 행성을 직접 촬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우주에서 검증하는 실증장비다. NASA는 로먼에서 확보한 기술을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관측하기 쉬운 종류에 치우쳐 있었다. 로먼은 별 가까이 도는 행성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차가운 행성과 별 없이 홀로 떠도는 행성까지 찾아낸다. 외계행성을 하나씩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은하에 어떤 행성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대규모 조사가 시작되는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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