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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화 전대]트럼프 총동원령에도…격전지 후보들은 왜 불참하나

등록 2026.09.09 14:37:19

1982년 이후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트럼프 중심 정치집회

트럼프·밴스 총출동…공화당 지도부와 후보들 사이 온도차

격전지 후보들, 트럼프와 거리두기…지역구 표심에 집중

[댈러스=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의 모습. 2026.09.09.

[댈러스=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의 모습. 2026.09.0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나섰지만, 정작 민주당과 접전을 벌이는 공화당 후보 상당수는 오는 9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개막하는 중간선거 전당대회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CBS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자신의 행정부 2년간 성과를 부각하고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정치적 무대다. 그러나 격전지 후보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착이 오히려 중도층 유권자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BS 뉴스가 격전지 주지사·상원의원·하원의원 후보 60명을 대상으로 참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참석을 확정한 후보는 4명에 그쳤다.

5명은 불참 의사를 밝혔고, 51명은 답변하지 않았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별도로 20명 이상의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CBS 뉴스가 7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로, 3월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후보들이 대통령과 전국적인 공화당 정치에 지나치게 밀착할 경우 오히려 표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격전지 후보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보다 지역구의 중도층과 무당파 유권자가 더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정치행사보다 지역구 현안과 유권자 접촉에 집중하는 편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불참을 결정한 후보들은 지역구 선거운동을 이유로 들었다.

펜실베이니아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리 유권자들은 고향에 있다"며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과 가정생활, 사업, 의료 등 유권자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의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하원의원도 "나는 내 지역구에 있어야 한다.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며 "워싱턴이나 댈러스에서는 아무도 나에게 투표하지 않는다. 나는 마이애미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참석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후보들에게 부담이다. 하원 공화당의 모금기구인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는 당초 의원들에게 참석을 원할 경우 2만5000 달러(약 3340만원)를 기부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의원과 직원들을 위해 무료 티켓 2000장을 배포했지만, 선거를 두 달 앞둔 후보들에게는 댈러스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RNC가 기부자들에게 고액 후원 패키지를 제시한 점도 논란이 됐다. CBS 뉴스에 따르면 RNC는 전당대회 초대권이 포함된 1만5000 달러짜리 패키지부터 VIP 행사가 포함된 15만 달러짜리 패키지까지 제시했다.

이번 행사가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을 지원하기 위한 자리처럼 보인다는 일부 공화당 인사들의 불만도 후보들의 참석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팩스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팩스턴을 주요 연사로 지목하며 "우리는 그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치조직의 슈퍼 PAC인 MAGA Inc.도 팩스턴을 지원하고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 광고에 100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팩스턴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은 인물이다. 그는 2023년 뇌물수수와 직무태만 등의 혐의로 탄핵 심판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팩스턴이 예비선거에서 꺾은 존 코닌 상원의원과 가까운 공화당 기부자들은 그를 지원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당대회가 일반적인 전국정당대회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 양대 정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 단위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1982년 민주당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거나 당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전통적인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정치집회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과 10일 이틀 모두 참석해 9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10일 기조연설에 나서며,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도 연설한다.

RNC는 이번 행사의 목적이 11월 선거 투표율을 높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 이를 의회에서 뒷받침할 후보들을 중심으로 유권자를 결집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공화당이 안고 있는 선거 전략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격전지 후보들에게는 트럼프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과 무당파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공화당 전체에는 결집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일부 격전지에서는 오히려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지역구 유권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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