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독점론' 반박…"전보다 통제 더 꼼꼼하고 촘촘해져"
등록 2026.09.10 12:00:00
"경찰 수사권 총량 변함없어"…독점론 반박
보완·재수사 통제 강화…중수청 이첩 절차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경찰청은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친 경찰수사규칙(행정안전부령) 및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2026.09.03.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03/NISI20260903_0021421935_web.jpg?rnd=202609031337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경찰청은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친 경찰수사규칙(행정안전부령) 및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2026.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다음 달 개정 형사소송법과 수사준칙 시행을 앞두고 경찰이 보완수사 및 재수사 요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의 사건 이첩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세부 절차를 마련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가 폐지되면서 경찰에 수사권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오히려 기존보다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친 경찰수사규칙(행정안전부령) 및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 달 2일 시행되는 개정 형소법과 수사준칙에 맞춰 보완수사와 기관 간 협력, 사건관계인 권리보호 등의 세부 절차와 서식을 정비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021년도에 바뀐 형소법보다 이번에 시행되는 형소법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가 더 꼼꼼하고 촘촘해졌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독점 아냐"…검사 통제 오히려 강화
개정 형소법에 따라 검사는 송치받은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는 대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된다. 경찰은 요구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 기간 내 수사를 끝내기 어려운 경우 연장 사유와 필요한 기간, 관련 자료를 제출해 1개월 범위에서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경찰은 보완수사 결과를 최종 통보하기 전에 그간의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미리 보내야 한다. 검사는 기록을 토대로 요구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완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은 이를 이번 제도 개편에서 실무상 큰 변화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검사가 사건번호를 유지하면서 이행 상황을 계속 관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장기간 감정이 필요한 사건 등 1~2개월 내 처리가 어려운 경우에도 검사와 경찰이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필요한 절차를 이어가게 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무조건 모든 사건을 1개월 안에 마치라는 취지라기보다 보완수사가 늘어지지 않도록 검사와 경찰이 계속 관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기록 송부 등이 불필요한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검찰과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보완수사를 기존 경찰서에서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각급 공소청·지청의 장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불송치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재수사 요구도 강화된다. 현재 1회로 제한된 재수사 요구는 필요한 경우 다시 할 수 있게 되고, 적정한 재수사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재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공소청장이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등이 의심될 때 이뤄지는 시정조치 요구 역시 경찰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할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바뀐다.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전국 19개 검찰청을 돌며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간다. 2026.08.05. pboxer@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5/NISI20260805_0021389490_web.jpg?rnd=20260805163354)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전국 19개 검찰청을 돌며 검사와 수사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이어간다. 2026.08.05. [email protected]
중수청에도 사건 통보·이첩…"수사권 총량 그대로"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중수청 관할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중수청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경찰수사규칙에는 이를 위한 '중대범죄등 인지 통보서'가 신설된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시행령상 통보기한은 인지 후 3일 이내다.
당초 중대범죄 범위를 폭넓게 적용하면 연간 약 58만건이 통보 대상이 될 수 있었지만, 중수청 개청준비단과 협의 과정에서 5억원 미만의 사기·공갈 등 재산범죄를 통보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범위를 조정했다. 경찰은 실제 통보 규모를 연간 8만건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수청은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사건 가운데 직접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을 넘겨야 한다. 반대로 중수청에 접수된 사건 가운데 경찰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사건은 경찰로 이첩할 수 있다.
경찰은 이 같은 구조도 경찰의 수사권이 일방적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근거로 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수청은 선택적인 수사가 가능한데 경찰은 선택을 할 수 없다"며 "중대범죄를 통보하고 중수청에서 사건을 달라고 하면 넘겨야 하고, 중수청에서 경찰로 보내는 사건은 경찰이 받아 수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이 이미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한 사건 등은 이첩 여부를 놓고 양 기관이 협의할 수 있다. 수사 진행 정도와 사건의 공정성 등을 고려해 경찰이 계속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통해 관할을 조정하게 된다.
경찰과 검사 사이의 협력 절차도 확대된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이나 증거수집의 적절성 등에 관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응해야 한다. 검사가 의견을 제시하면 경찰은 이를 수용했는지 여부를 수사보고서에 남겨 사건기록에 편철해야 한다.
법적으로 검사 의견에 경찰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은 향후 검사의 영장 청구 여부나 보완·재수사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의 청구 여부를 판단하기 전 피의자를 직접 면담하거나 담당 경찰관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신설된다.
사건관계인의 권리구제 절차도 확대된다. 수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권리침해, 위법·부당한 수사행위가 있다고 판단한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등은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관서장은 수사관 교체나 향후 수사계획 등 조치 결과를 14일 안에 통지해야 하며, 이에 불복하면 상급 경찰관서에 다시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릴 때는 고소인 등에게 단순한 수사결과 통지서뿐 아니라 불송치 결정서 전체와 이의신청서 서식도 함께 보내도록 했다. 불송치 사유를 확인한 뒤 이의신청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검사의 직접수사 폐지가 곧 경찰의 수사 영역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존 검찰이 담당하던 중대범죄 직접수사 영역은 경찰이 아니라 중수청으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갖고 있던 수사권 부분은 그대로 중수청으로 이전되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권 총량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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