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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더 오를라"…2030 '영끌' 다시 고개, 서울 외곽 집중 매수

등록 2026.09.11 07:00:00수정 2026.09.11 07:14:23

7월 생애최초 매수 7552건…20·30대가 증가세 주도

은평·노원·강서 등으로 몰린 2030…중저가 집중 매수

"더 늦으면 못 산다"…전세·월세 부담에 매수세 급증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제공해 2030년까지 약 23만4000호 규모의 도심 주택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6.08.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제공해 2030년까지 약 23만4000호 규모의 도심 주택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내려갈 줄 알았는데, 이제는 기다리는 게 더 무서워졌어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정모(36)씨는 최근 주말마다 아파트 매물을 찾아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며 매수를 미뤘지만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자 생각이 달라졌다. 대출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서울 외곽의 중소형 아파트를 사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정씨가 매수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사이 관심을 두고 있던 아파트 호가가 수천만원씩 오른 데다 매물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집값이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매물을 찾아보니 원하는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집이 계속 줄고 있다"며 "더 기다렸다가 집값이 또 오르면 그때는 정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집값에 이어 전월세 가격까지 오르면서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핵심지 진입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 무주택자가 늘고 있다.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1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서울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서울 생애최초 매수 건수는 7552건으로 집계됐다. 6월(7210건)보다 4.7% 증가했다. 올해 7월 생애최초 매수 건수는 2020~2025년 7월 평균(5158건)보다 약 46% 많았다.

통상 7월에는 봄철 계약 물량의 등기 시차나 재산세 과세기준일(6월 1일)을 피해 잔금 일정을 잡는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등기 건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증가 폭은 계절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유입된 영향이 컸다.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임대차 비용이 높아진 데다 시중은행의 대출 관리까지 강화되면서 오히려 매수 시기를 앞당긴 수요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20·30대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20대 생애최초 매수는 6월 765건에서 7월 887건으로 16.0% 증가했다. 30대도 3979건에서 4300건으로 8.1% 늘었다.

전체 생애최초 매수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에서 11.8%로, 30대는 55.2%에서 57.0%로 각각 높아졌다. 반면 50대와 60대의 생애최초 매수는 감소했다. 생애 첫 주택을 사는 수요를 2030세대가 이끈 셈이다.

매수세는 서울 외곽의 중저가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은평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7월 은평구 생애최초 매수는 841건으로 서울 전체의 11.1%를 차지했다. 5월 5.9%였던 비중이 6월 8.7%를 거쳐 7월 11.1%까지 높아졌다. 또 노원구(8.0%), 강서구(7.0%), 송파구(6.1%), 성북구·구로구(각 5.5%), 동대문구(5.3%), 중랑구(4.4%) 등에서도 생애최초 매수 비중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에 교통망을 갖춘 데다 재개발을 통해 조성된 준신축 대단지 등이 2030세대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곽으로 향한 매수세는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 폭은 둔화하고 있지만 강북권을 비롯한 외곽 지역에서는 0.4%를 웃도는 주간 상승률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올랐다. 전주 상승률(0.22%)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하락 폭이 커진 영향이다.

반면 강북 14개 구는 평균 0.33% 상승했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가 0.4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도봉구와 서대문구도 각각 0.43% 올랐다. 관악구 역시 0.41% 상승했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외곽 지역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성북구 아파트값은 연초 이후 13.52%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로구(11.06%), 서대문구(10.93%), 관악구(10.40%), 노원구(10.39%), 중구(10.28%), 동대문구(10.19%) 등도 10% 넘게 올랐다. 반면 용산구(0.10%), 성동구(0.19%), 광진구(0.06%), 마포구(0.24%)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서울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2030세대가 서울 핵심지 대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마용성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2030 무주택자들이 노도강과 은평·강서·성북·구로 등을 대안으로 찾으면서다. 젊은 실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생애최초 매수가 늘어난 데 이어 집값 상승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서울 집값과 전월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2030세대가 서울을 떠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세와 월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을 더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가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2030세대의 외곽 지역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가 집중되면서 당분간 이들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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