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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직전 휴대폰 넘기며 "정리하라"…증거은닉교사 무죄, 왜?

등록 2026.09.16 06:00:00수정 2026.09.16 06:32:23

귀국편 동승한 공범에 휴대폰 건넨 직후 체포

증거은닉교사 기소…1심 유죄→2심·대법 무죄

"공범, 처벌 걱정…자기 증거 은닉, 처벌 불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 법관 대표들이 8일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및 법왜곡죄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검토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제도 개선에 관한 재판제도 및 법관의 인사 및 평가제도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진은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 법관 대표들이 8일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및 법왜곡죄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검토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제도 개선에 관한 재판제도 및 법관의 인사 및 평가제도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진은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5.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공항에서 체포되기 직전 공범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넘기며 "정리하라"고 말한 사기 범행의 조직원이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법원은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A(26)씨의 사기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하되 증거은닉교사 부분은 무죄로 본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문자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영상 시청 등을 하면 수당을 준다고 속여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피해자들에게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편취하는 '부업 알바 사기 조직'의 일원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3월 조직원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이체받을 차명 계좌를 구한 뒤 그 계좌로 750만원을 받아 조직원에게 보낸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7월 라오스에서 귀국하는 비행기편에 함께 타고 있던 B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넘겨주며 "알아서 정리한 후 휴대폰을 내 엄마에게 전달하라"고 말했다는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받았다. B씨도 지난해 4월 A씨에게 돈을 받고 계좌 등을 넘겨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귀국 항공편 안에서 승무원으로부터 '관계기관에서 신병을 인계받고자 하니 다른 승객들이 내릴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휴대전화를 넘겨줬다. A씨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체포됐다.

B씨는 당일 A씨 휴대전화로 그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 사실을 알린 후, 다음 날 A씨의 친척을 만나 휴대전화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의 휴대전화 속에 저장된 자신과 A씨가 나눴던 대화를 지우기도 했다.

1심은 두 사람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A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하고, B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내리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항소심은 A씨의 증거은닉교사 혐의만 무죄로 뒤집었으나 형량은 유지했다. B씨의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B씨는 상고를 포기해 1심 선고형을 그대로 확정받았다.

A씨와 검찰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의 결론도 같았다.

대법원은 "B씨의 행위는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 이익을 위해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은닉한 경우"라며 "증거은닉죄로 다스릴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증거은닉죄는 타인의 형사 사건 증거를 숨길 경우에만 처벌한다. 자신의 형사 사건에 대한 증거를 숨긴 경우는 법리상 방어권 보장 취지에서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은 휴대폰을 맡긴 A씨에 대해서도 "증거은닉교사죄가 성립하려면 피교사자의 행위가 증거은닉죄에 해당해야 한다"며 처벌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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