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로봇의 진화…"절개·봉합" 의사 보조 척척
등록 2026.09.17 12:00:00
삼성서울병원,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 시연
레인보우로보틱스·에이딘로보틱스와 상용화도
"3년 안에 의사 돕는 휴머노이드 로봇 나올 것"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1691_web.jpg?rnd=20260917091606)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지난 16일 삼성생명 일원역빌딩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 시연회 현장. 수술대에는 클리퍼, 그래스퍼, 가위, 니들홀더, 다이섹터 등 다섯 종류의 수술 도구가 놓여 있었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메스를 달라는 명령을 내리자 간호사 역할을 맡은 수술보조로봇이 수술 도구를 인식한 뒤 집도의가 안전하게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 방향과 전달 위치를 조정해 도구를 건넸다. 이 로봇은 "툴, 메스 가져가"라는 명령에 이를 다시 받아 정리했다.
이번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정용기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단순히 도구를 한 번 전달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수술이 진행될 때 사람에게 하듯 '요청-전달-사용-회수-정리'로 이어지는 도구 순환 과정을 완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의료소외지역에서 의사 한명으로 버티는 곳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수술보조로봇이 잘 서포트 하면 수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은 집도의의 원격조정 하에 담낭 조직을 절개하고 봉합하는 역할도 해냈다.
집도의가 수술대 밖에서 원격조정을 하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수술과 마찬가지로 염소간 아래에 붙어 있는 담낭을 절개하기 시작했다. 염소간은 사람간과 가장 유사한 조직이다.
수술보조로봇이 의사의 원격 조정으로 담낭을 절개하고 박리, 봉합까지 하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여 남짓. 아직까지 의사를 대신하거나 스스로 판단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의사를 보조하는 역할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으로 생각하지 쉽지만 현재 삼성서울병원이 개발중인 휴머노이도 수술보조로봇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로봇 2대가 사람 의사와 협업해 수술을 진행하는 장면을 세계 최초로 일반에 공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대형 국책 과제인 한국형 ARPA-H의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을 개발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본체), 에이딘로보틱스(그리퍼·손), 하해호, 삼성융합의과학원, 서울대, 국립암센터, 전북대병원 등과 컨소시엄 '오케스트라'(ORchestra)를 구성해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기존 수술 로봇이 의사가 콘솔에서 조종하는 정밀 도구였다면, 삼성서울병원이 개발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수술실 내에서 사람처럼 협업하는 조수의 개념이다. 집도의를 도와 메스와 같은 수술도구를 전달하고 회수하거나 내시경을 조작하고, 조직 견인 하는 등 음성명령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기존 수술실 구조나 도구를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정용기 교수는 "수술 전 과정에서 판단과 통제 권한을 가진 의료진의 명령과 조작을 따르는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을 도와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술을 보조할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연구가 아직 단일 팔 제어나 특정 도구에 머문 반면 삼성서울병원이 개발중인 로봇은 간호사 및 의사 보조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1695_web.jpg?rnd=20260917091636)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정 교수는 "아직 로봇 스스로 환자 상태를 판단하고 자동으로 수술하는 단계는 아니"라면서 "다만 숙련된 의료진이 조작 장치를 통해 로봇의 양팔과 수술도구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3년 안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의사를 넘어설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일부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전망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실린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머지 않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3년 안에 의사를 대체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3년 보다 더 빠른 시기 안에 의사의 명령에 따라 보조하는 로봇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집도의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동작하는 대로 로봇이 그대로 행동을 모사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이는 에이딘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손으로 실제 사람손처럼 자유자재로 주먹을 쥐거나 펴기도 했고, 악수를 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은 사람의 손과 팔의 움직임을 로봇 좌표계로 변환해 수술실 안에서 구현한다"며 "이를 통해 의료진의 조작 입력을 작은 동작 단위로 표현하는 정밀한 수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1692_web.jpg?rnd=20260917091622)
[서울=뉴시스] 오남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정 교수는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을 위한 별도 수술실을 구축할 필요 없이 기존처럼 사람을 위해 설계된 수술실과 기존 수술기구를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상용화 이후 별도의 환경 변화 없이도 수술실 현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시연에서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이 개별 동작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수술 과정 전체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사람처럼 워크플로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현재 다른 나라에서 개발 중인 수술로봇이 특정 동작을 사람처럼 또는 사람보다 더 잘 수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삼성서울병원은 여러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이 수술 맥락을 공유하며 사람과 함께 하나의 팀처럼 협력하는 수술실 운영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정용기 교수는 "사람이 수술하기 어려운 환경,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을 동반하는 영역에서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환자에게 더 유리한 수술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제한된 의료인력으로 수술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숙련된 수술보조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야간·응급 및 필수의료 현장의 인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시제품을 실험실에서 검증하는 2차년도 단계다. 실험실 평가 결과 음성 명령 인식률과 동작 성공률 모두 1단계 목표인 95%를 넘어섰다. 특히 수술 도구 5종에 대한 집기 성공률 100%, 전달 성공률 98.7%를 기록했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오동작이나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돼 있다. 정용기 교수는 " 다중 안전장치를 통해 의료진이 언제든 즉각적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비상정지 시 로봇은 즉시 동작을 멈추고 물러나며 관절 힘이 풀려 의료진이 손으로 쉽게 밀어낼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 환자 적용은 오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낭절제술, 뇌하수체종양절제술 등 주요 수술을 대상으로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전북대병원 등 3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에이딘로보틱스가 주축이 돼 판매나 임대 방식으로 사업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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