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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섬 제주] 민간정원, 제주정원박람회에 활력 더한다

등록 2026.09.23 09:19:09

도내 민간정원 14곳, 박람회 참여·공동홍보 모색

방문인증·스탬프 투어·도슨트 등 다양한 의견

행사 이후에도 정원지도·네트워크로 확대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지난 18일 서귀포시 민간정원인 '베케'에서 열린 '제주 민간정원 2차 간담회'에서 민간정원 운영자와 제주도 관계자, 박람회 대행사 등이 참석해 성공적인 제주정원문화박람회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6.09.23. notedsh@newsis.com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지난 18일 서귀포시 민간정원인 '베케'에서 열린 '제주 민간정원 2차 간담회'에서 민간정원 운영자와 제주도 관계자, 박람회 대행사 등이 참석해 성공적인 제주정원문화박람회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6.09.23. [email protected]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도시환경 회복, 체류형 관광과 웰니스 수요가 커지면서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공간을 넘어 도시와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정원문화의 가능성을 살펴본 데 이어 올해는 정원의 섬,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제주형 정원도시 계획, 정원관광과 지역경제, 시민참여형 정원교육, 정원박람회와 정원산업의 미래를 다룬다. <편집자 주>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 곳곳에서 정원을 가꾸는 운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오는 11월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서 열리는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에 힘을 보태고, 민간정원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서귀포시 민간정원인 '베케'에서 열린 '제주 민간정원 2차 간담회'에는 도내 민간정원 운영자와 제주도 관계자, 박람회 대행사 등이 참석했다.

지난 5월 첫 간담회에서 민간정원 활성화와 행정 지원을 주로 논의했다면 이날 회의에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정원문화박람회 참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운영자들은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제주 민간정원을 알리고, 실제 정원 방문까지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민간정원도 자체 방문객에게 박람회를 소개하기로 하면서 행사장과 개별 정원이 서로 관람객을 연결하는 그림도 그려졌다.

한 민간정원 대표는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정원문화박람회인 만큼 민간정원도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박람회를 찾은 사람들이 제주에는 여러 형태의 민간정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두 곳이라도 직접 찾아준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곳곳의 민간정원, 박람회 콘텐츠로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주 무대인 바람모루공원에는 바람의정원을 비롯해 작가정원 5곳, 수눌음정원 4곳, 도민참여정원 10곳, 기업정원 3곳 등 크고 작은 정원 26곳이 조성된다. 가든마켓과 정원클래스, 가든토크쇼, 정원음악회, 정원책방, 반려식물클리닉 등도 선보인다.

여기에 도내 민간정원 14곳을 소개하는 공동 홍보공간을 마련한다. 각각의 위치와 특징을 담은 지도와 리플렛을 비치하고 사진·영상 등을 활용해 정원을 소개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공원 안에 조성하는 전시정원과 달리 민간정원은 이미 제주 곳곳에서 운영 중인 공간이라는 점을 활용한다. 박람회에서 정보를 접한 관람객이 서귀포와 제주시, 동·서부에 흩어진 정원을 직접 방문하면 행사 공간도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이들 민간정원은 '생각하는정원'처럼 정원 자체를 주요 콘텐츠로 운영하는 곳부터 카페와 함께 가꾼 정원, 호텔에 조성한 정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입장료를 받는 정원이 있는 반면 무료로 개방하는 곳도 있어 제주에서 형성되고 있는 정원문화를 여러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다.

특색 있는 관람객 유인책 구상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간 것도 방문객 유도 방안이었다. 민간정원 몇 곳을 둘러보고 인증하면 박람회장에서 기념품을 제공하는 스탬프 투어가 먼저 거론됐다.

입장권이나 음료·체험 이용권을 행사 경품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박람회 방문객에게 일정 비율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특정 시간에 정원 운영자가 직접 방문객을 안내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단순한 할인행사만으로는 방문객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경험사례도 나왔다. 한 운영자는 다른 행사에서 할인 프로그램과 경품 추첨을 모두 진행해 본 결과 할인율보다 참여 과정에 재미를 더한 경품 행사의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정원을 찾을 때마다 응모 기회를 주거나 원예용품처럼 정원과 관련된 상품을 준비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졌다.

민간정원의 한 관계자는 "몇 퍼센트를 할인해 준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며 "각 정원의 특색을 보여주고 여러 곳을 돌아보는 재미를 더한다면 박람회 관람객도 자연스럽게 민간정원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 여건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원을 소수 인력이 관리하는 곳에서는 직원을 따로 박람회장에 보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방시간과 입장료, 체험 프로그램도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모든 정원에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보다 각자의 여건에 맞춰 참여 폭을 정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사진과 영상, QR코드 등을 활용해 홍보공간에서 기본정보를 전달하고, 정원 운영자는 현장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을 맞는 역할을 맡는 방안도 거론됐다.
[제주=뉴시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제주국제환경포럼주간' 행사장에 마련된 제주정원문화박람회 홍보부스에서 지도와 안내 자료를 비치해 민간정원을 함께 알렸다. (사진=제주도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제주국제환경포럼주간' 행사장에 마련된 제주정원문화박람회 홍보부스에서 지도와 안내 자료를 비치해 민간정원을 함께 알렸다. (사진=제주도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제주 정원가도' 가능성 눈길

간담회에서 제시된 '제주 정원가도' 시안도 눈길을 끌었다. 제작 당시 등록된 민간정원 13곳과 수목원 2곳을 이은 코스는 약 228㎞로 제시됐다. 실측이 아닌 잠정적인 거리인데 한꺼번에 모든 정원을 도는 코스라기보다 제주에 흩어진 정원을 하나의 여행 콘텐츠로 묶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제주지역 민간정원은 지난 10일 오렌정원이 신규 등록하면서 14곳으로 늘었다.

정원을 연결해 여행 콘텐츠로 만든 해외 사례도 있다. 일본 '홋카이도 가든가도'는 다이세쓰와 후라노, 도카치를 잇는 약 250㎞ 구간에 9개의 대표 정원을 묶었다.

홋카이도의 기후와 경관을 살린 정원들을 따라 이동하면서 자연과 음식, 체험까지 함께 즐기는 관광루트다. 여러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공동 티켓도 운영한다.

제주 민간정원 지도의 거리와 홋카이도 가든가도의 거리를 놓고 보면 비슷하다. 다만 홋카이도는 각각의 정원을 하나의 노선에 넣는 데서 끝내지 않고 정원 사이에 있는 지역의 자연과 음식까지 여행 과정에 포함시켰다.

나가노현 오부세마치는 개인정원을 지역 전체의 콘텐츠로 만들었다. 2000년 38곳으로 시작한 '오부세 오픈가든'에는 현재 130곳이 넘는 민가 등의 정원이 참여한다. 주민들이 자신의 정원을 방문객에게 개방하는 형태로, 오랫동안 추진한 '꽃의 마을 만들기'와 주민·행정의 협력이 바탕이 됐다.

홋카이도가 멀리 떨어진 정원을 하나의 여행길로 묶었다면 오부세는 주민들의 작은 정원을 모아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제주의 14개 민간정원은 전역에 흩어져 있다는 점에서 홋카이도와 닮았고, 규모와 성격이 다른 정원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는 오부세와 유사하다.

제주에서는 민간정원을 동·서부와 서귀포권으로 나눠 정원 투어를 구성하고, 인근 마을과 음식·숙박·체험을 함께 묶는 방식을 고려해 볼만 하다.
[제주=뉴시스]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안내도. (사진=제주도 제공)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안내도. (사진=제주도 제공) [email protected]


5일간의 박람회, 이후에는 정원 네트워크로

이날 간담회에서 스탬프 투어를 행사기간에만 운영하지 말고 이후에도 이어가자는 의견, 한 번의 여행에서 미처 찾지 못한 정원을 다음 제주 방문 때 둘러볼 수 있도록 정원여권 형태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각 정원이 박람회를 홍보하고 서로 다른 민간정원을 방문객에게 추천하는 공동 홍보도 가능하다.

민간정원 운영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지금까지는 개별 정원이 각자 운영과 홍보를 맡아왔지만 공동 지도와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행정과 지원 정책을 논의하려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눌 창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허정환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제주 전역에 있는 민간정원을 박람회 관람객들에게 알리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며 "민간정원들도 협의체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공동 홍보와 정원 활성화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내 민간정원이 참여하면서 올해 처음 열리는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콘텐츠도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박람회에서 시작한 교류가 민간정원 네트워크로 진전하면 제주 정원여행이 더욱 풍성해질 가능성도 열린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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