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장을 가다②]듣기만 하는 행정에서 응답하는 행정으로
등록 2026.09.23 09:33:02
상인·이동노동자 생활 속 요구…지원사업 연계·쉼터 개선
찾아가는 채무상담 운영…현장 건의 20일내 처리 상황 안내
![[부산=뉴시스]동래시장에서 열린 민생100일 동행간담회.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283_web.jpg?rnd=20260923091723)
[부산=뉴시스]동래시장에서 열린 민생100일 동행간담회.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11일 부산 동래시장에서 열린 민생 간담회에서 상인들은 오랜 공실 문제를 꺼냈다. 자체적으로 새 임차인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청년들이 빈 점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임대료와 홍보 지원을 요청했다.
이동노동자들의 요구는 쉼터의 냉장고에서 시작됐다. 지난 7월1일 간담회에서는 "생수가 있긴 하지만 뜨끈한 물을 누가 먹고 싶겠나"며 폭염 속에서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부산시 민생 현장 간담회에서 시민들이 제시한 요구는 빈 점포와 노후 시설, 휴식 여건, 금융 부담 등 일상과 생계에 집중됐다. 시는 이에 현장 의견을 지원사업과 연결하고,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진행 상황을 알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7월1일부터 이달 7일까지 '민생 100일 시민과의 동행 간담회'는 모두 8차례 열렸다. 이동노동자와 골목상권·전통시장 상인, 산업단지 기업, 노인일자리 참여자 등을 만나 접수한 건의는 54건에 달한다.
동래시장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넘겨 50분 가까이 진행됐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점포 방문을 포함해 약 1시간30분간 시장에 머물며 상인들의 애로사항과 지원사업 관련 질문을 들었다.
빈 점포 활용 건의 이후 시는 지난달 14일 상인회 면담을 거쳐 동래시장을 '1만원 임대료 빈 점포 다시채움' 시범사업 대상지에 포함했다. 사업 조건에 맞는 점포는 5곳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동래시장 등 5개 상권·전통시장의 빈 점포 50곳을 대상으로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범 운영된다.
노후 시장 건물을 개선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시는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을 통해 외벽과 전선 등을 정비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대신 실제 지원을 받으려면 구청과의 협의, 사업 신청과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생업 때문에 지원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상인에게는 찾아가는 상담을 제공한다. 지난달 19일 첫 현장으로 구포시장을 찾은 ‘희망상담버스’가 대표적이다.
![[부산=뉴시스]서부산권 산단기업 민생 100일 동행간담회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292_web.jpg?rnd=20260923092025)
[부산=뉴시스]서부산권 산단기업 민생 100일 동행간담회 모습.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용대출을 3~4년간 연체한 상인 B(60대)씨는 "장사하느라 지원제도를 알아보지 못했고, 자신은 대상이 아닐 것으로 생각해 도움을 구하지 못했다"며 "상담을 통해 원금 감면이 가능한 조건에 해당한다"는 안내와 함께 후속 절차와 서류 작성 방법을 설명 받았다.
김석준 부산신용보증재단 희망드림센터장은 "전통시장 등을 찾아가 보면 상인들 대부분이 채무조정 등 신용 회복 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장사하는 분들은 영업 중에 시간을 빼서 상담을 받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노동자 쉼터의 냉장고 확충은 현장 건의가 시설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다. 시는 7월1일 간담회에서 의견을 들은 뒤 같은 달 14일 쉼터 3곳에 냉장고 3대를 설치했다.
기존 이동노동자 지원센터와 쉼터 7곳이 역세권 거점 중심으로 운영돼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에는 편의점 공간을 활용했다. 지난달 1일 48곳에서 시작한 ‘이동노동자 편의점 쉼터’는 이후 96곳으로 늘었다.
편의점 쉼터에서는 하루 한 차례 2000원 이하의 생수·음료·간식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운영 기간은 이달 30일까지로 지난 16일 기준 누적 이용 횟수는 8000여 회에 집계됐다.
배달 중 이륜차를 잠시 세워뒀다가 과태료를 부담하는 어려움도 제기됐다. 이동노동자들은 상가 앞이나 이면도로에 주차하고 배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 여건을 반영한 기준을 요구했다.
시는 7월3일 이륜차 주차 기반시설 부족과 생계 부담 등을 담은 공식 의견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이후 입법 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과태료 부과 기준 변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부산=뉴시스] 이동노동자 편의점 쉼터 운영 업무협약식.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3/NISI20260923_0002247295_web.jpg?rnd=20260923092128)
[부산=뉴시스] 이동노동자 편의점 쉼터 운영 업무협약식. (사진=부산시 제공) 2026.09.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장 소통은 주민과 같은 식탁에서 생활 이야기를 듣는 자리로도 이어진다. 시는 지난 21일 서구·영도구 방문 일정에 영도구 동삼동 착한가격업소인 둘리식당에서 주민들과 식사하는 ‘시민과 함께 들밥’을 포함했다.
1993년 문을 연 이 식당은 2024년 6월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다. 박영종 대표는 와치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홀몸 어르신에게 매주 수요일 반찬을 무료로 나누는 활동을 15년 이상 이어왔다. 장학금 기탁과 복지 성금 후원 등 지역사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는 구·군 현장 방문과 연계한 주민 식사 간담회를 월 2회 추진할 계획이다. 생활 현장을 살핀 뒤 주민·소상공인과 식사를 함께하며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다.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는 최초 20일 이내에 처리 상황을 알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검토가 길어지면 중간 경과와 미해결 사유를 설명하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시장 집무실에 설치한 추진 상황판으로 사업별 진행 상황도 확인한다.
전 시장은 "즉각 해결할 수 있는 건은 조치하고, 중장기 과제는 머리를 맞대서 해결하는 '듣기만 하지 않고 응답하는 행정'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