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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미리 물려줬는데 최대 10년 더 경영?…가업상속공제 강화 논란

등록 2026.10.06 10:33:13

정성호 민주당 의원실, 국세청서 받은 자료 분석

증여세 특례 1278건 중 522건 경영기간 20년 미만

개편안 시행후 상속땐 강화된 경영기간 요건 적용

기존 승계기업 공제 못받을 가능성…경과조치 요구

정부 "편법 절세 우려"…별도 경과 규정안 마련 안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요건 강화를 추진하면서 기존 제도에 맞춰 자녀에게 회사를 미리 물려준 사업자들도 향후 상속세 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상속공제에 필요한 부모의 최소 경영 기간이 기존 10년에서 개편안 시행 이후 20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증여세 특례를 받아 회사를 물려준 사례 중 증여 당시 경영 기간이 새 최소 기준에 못 미친 경우는 522건에 달했다.

회사 미리 물려준 1278건…10건 중 4건은 경영 기간 20년 미만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적용 사례는 총 127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모가 회사를 경영한 지 10년 이상 20년이 되기 전에 자녀에게 물려준 사례는 522건(40.8%)이었다. 이들이 증여한 회사 주식 등의 가치는 총 6596억원이다.

이 특례는 부모가 생전에 자녀에게 회사 주식을 물려줄 때 증여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단 60세 이상 부모가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의 주식을 18세 이상 자녀에게 물려주고 자녀가 경영을 이어가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요건을 갖추면 가업에 해당하는 증여재산 중 최대 600억원을 대상으로 10억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10~20%의 세율을 적용한다.

그러다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세를 다시 계산한다. 이때 앞서 자녀에게 증여한 회사 주식까지 포함하되, 이미 낸 증여세는 빼준다.

이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가 '가업상속공제'다.

증여세 특례를 받았더라도 부모가 사망한 시점에 부모의 경영 기간과 자녀의 경영 참여 등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충족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회사 주식 등 가업에 해당하는 재산을 일정 한도까지 상속세 계산 대상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부모의 경영 기간이 10년 이상~20년 미만이면 최대 300억원, 20년 이상~30년 미만이면 400억원, 30년 이상이면 600억원을 공제한다.

상속세 공제 문턱 높아져…회사 물려줬는데 최대 10년 더 경영해야 할수도

문제는 정부가 지난 8월3일 세제개편안을 통해 상속 단계의 공제 요건을 강화하기로 한 데서 발생한다.

당시 일부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이 가업상속공제를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실제 장기간 경영한 기업을 중심으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공제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공제에 필요한 부모의 경영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원칙적으로 30년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다만 20년 이상 경영한 경우에는 공제를 허용하되, 30년에 못 미치는 기간만큼 상속 이후 가업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기간을 늘리도록 했다.

기본 사후관리 기간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부모가 20년 경영한 회사를 물려받았다면 기본 10년에 부족한 경영 기간 10년을 더해, 총 20년간 가업과 고용 유지 등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대신 최대 공제 한도는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쟁점은 기존 제도에 따라 이미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줬더라도, 부모가 사망하면 바뀐 기준으로 상속세 공제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회사를 15년 경영한 뒤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다면 기존 기준에 따라 증여세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 시행 이후 부모가 사망했을 때 경영 기간 20년 등 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가업상속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증여 당시에는 세금 혜택을 받았어도 상속 단계에서 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추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증여 당시 경영 기간이 10년 이상 20년 미만이었던 사업자 중 일부는 새 최소 기준을 맞추려면 최대 10년을 더 경영해야 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일부 사업자는 새 경영 기간 요건을 채워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96세까지 살아서 회사를 운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물려준 기업엔 기존 기준 적용해야…정부는 "편법 절세 우려"

이에 기존 제도를 믿고 가업승계를 진행한 사업자들에게는 종전 기준을 적용하는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과조치란 제도가 바뀌기 전에 이미 진행된 사안에는 기존 규정을 적용하는 등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말한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경과규정이 제도 개편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가업상속 공제 제도를 통한 조세회피 방지라는 제도 개편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별도 경과규정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 시행 전 증여한 재산에 기존 기준을 적용하면, 강화된 요건을 피하기 위해 시행 전에 서둘러 증여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속 전에 공제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주는 사전심사제도 도입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경부는 상속 전후 기업 상황이 달라지면 사전심사 결과와 실제 상속세 결정이 달라져 납세자 혼란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심사 신청이 늘어나 행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대신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향후 하위 규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정성호 의원은 "제도를 크게 바꿀수록 더 치밀한 고민과 세심한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며 "경과조치나 사전심사 외에도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불합리한 면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사진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9.0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사진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2026.09.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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