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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5.3%·中 1.7%…부동산 막힌 중국 돈, 채권으로

등록 2026.10.08 17:05:20수정 2026.10.08 18:02:23

세계 주요국 국채금리 급등하는데 중국은 반대로 하락…10년물 격차 3%p 넘어

소비·부동산 침체에 가계 저축·은행 자금 채권시장으로…은행 보유액 29조위안

[베이징=AP/뉴시스] 2023년 3월3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은행 건물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03.

[베이징=AP/뉴시스] 2023년 3월3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은행 건물에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03.0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과 유럽, 일본의 국채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중국만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일(현지시간) 장중 1.7%까지 떨어져 미국 10년물 5.3%보다 3%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중국 국채 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하면서 10년물 수익률이 1.7%까지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10년물 수익률은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오랫동안 초저금리 국가의 상징으로 꼽혀온 일본보다도 낮다.

ING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 송은 “중국은 세계 전체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강해져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은 내려가고, 매도가 늘어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은 올라간다.

다른 주요국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채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미래 경제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데다 투자자금이 국채에서 AI 모델 개발 기업과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대형 기술기업으로 이동하는 것도 국채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소비는 약하고 부동산 시장은 여러 해에 걸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물가상승률도 높아졌지만 미국 등 다른 주요국만큼 큰 부담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압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다.

[충칭=신화/뉴시스]중국 남서부 충칭의 주거용 아파트 건물. 2024.03.09.

[충칭=신화/뉴시스]중국 남서부 충칭의 주거용 아파트 건물. 2024.03.09.

중국 당국은 불과 2024년까지만 해도 국채 수익률이 너무 낮아지는 것을 우려했다. 당시 정책 당국은 보유 국채를 매도해 가격을 낮추고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국채 순매수자로 돌아섰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낮은 차입 비용이 경제의 취약한 부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중국경제 책임자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는 “이는 중국 당국이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을 반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높은 국채금리는 정부와 기업, 가계의 차입 비용을 끌어올린다. 반대로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도 경제에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예금·채권에서 얻는 수익이 낮아지면 일정한 노후자금이나 자산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목표액을 채우기 위해 소득에서 더 많은 돈을 저축해야 할 수 있다. 그만큼 당장 소비에 쓸 돈은 줄어든다. 경제성장 전망이 어둡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 기업의 투자와 채용 의욕을 떨어뜨리고,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위험한 자산으로 몰리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중국의 낮은 국채 수익률은 특히 막대한 저축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에서는 자본 이동 규제로 가계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어렵다. 한때 대표적인 재산 증식 수단이던 부동산은 장기 침체에 빠졌고, 주식시장도 때때로 급등하지만 장기 수익률은 부진했다.

가계가 돈을 맡길 곳이 줄면서 채권에 많이 투자하는 자산관리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에번스-프리처드 책임자는 “중국에는 여전히 저축 과잉이 있다”며 “그중 상당 부분이 결국 채권시장으로 간다”고 말했다.

가계보다 더 큰 채권 매수자는 중국 은행들이다. 경기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약해지자 은행들이 자산을 늘릴 대안으로 채권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중국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은 29조위안, 약 4조4000억달러로 2022년 보유액의 두 배를 넘었다고 WSJ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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