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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붐'에 실험실 사고 늘지만…대학가 안전불감증은 여전

등록 2026.10.10 07:00:00

지난해 대학 연구실 사고 216건 '증가세'

반도체 연구실 사고도 2년 새 78% 급증

현장선 소방시설·안전교육 관리 부실해

"실험 특성 맞춰 안전 수칙 구체화해야"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 =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사립대 건물. 책상과 의자 등 집기로 소화전과 비상기구함이 가려져 있다.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우 인턴기자 =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사립대 건물. 책상과 의자 등 집기로 소화전과 비상기구함이 가려져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김혜림·이지우 인턴기자 = #지난 7일 전북의 한 공과대학의 실험실에서 탄소섬유 원료 물질을 건조하던 중 과열로 인해 실험실 내부와 집기류가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대학에서는 지난 8월에도 연이틀 불이 난 전례가 있어 실험실 안전 관리가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대학교 연구실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반도체 등 최근 활발해진 연구 수요에 맞춰 관련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데, 정작 교육 현장에서는 소방시설이나 안전교육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 문제가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7일 찾은 서울의 한 사립대 공학관 건물. 7층짜리 해당 건물에는 반도체, 나노신소재, 태양전지 등 각종 실험 물질을 취급하는 연구실과 실험실이 입주해 있었다. 하지만 화재 등 안전사고의 위험에는 취약한 모습이었다.

방화문에 자동폐쇄장치가 설치돼 있기는 했지만, 일부 층의 경우 고임목으로 문을 열어둔 채 고정해둔 모습이 보였다. 또 금속 화재 발생 시 사용하는 소화기, 방화용 모래, 대피 마스크 등이 보관된 비상기구함 앞에는 연구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빈 상자들이 쌓여있었다.

인근 건물도 상황은 비슷했다. 4층짜리 다른 건물 역시 방화문에 물건을 대 고정해두거나, 복도에 학생들이 사용하는 책상, 의자 등 비품을 내놓아 벽면에 있는 소화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A(23)씨는 "학부생 중에도 실험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별도의 관련 가이드라인을 받은 기억은 없다"며 "온라인 교육이 있긴 하지만 성적 조회를 위해 의무적으로 듣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사립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최모(25)씨는 "올해 초 학교 건물에서 갑자기 악취가 난 적이 있는데 아무런 안내가 없어 학생들은 평소처럼 생활했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강의실에서 불이 났던 것이었다. 정말 위험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림 인턴기자 =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사립대 건물. 방화문이 활짝 열린채 고임목으로 고정돼 있다.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혜림 인턴기자 = 지난 7일 오전 서울의 한 사립대 건물. 방화문이 활짝 열린채 고임목으로 고정돼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대학 연구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국가연구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학 연구실 사고 발생 건수는 ▲2021년 137건 ▲2022년 174건 ▲2023년 196건 ▲2024년 226건 ▲2025년 216건으로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에 있다.

사고 발생 비율 역시 대학이 가장 높았다. 대학은 지난해 전체 333개 기관 중 78개 기관(23.4%)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연구기관 191개 기관 중 35개 기관(18.3%), 기업부설연구소 4017개 기관 중 50개 기관(1.2%) 순이었다.

특히 최근 활발해진 연구 수요에 맞춰 관련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연구실 사고는 2023년 18건에서 2025년 32건으로 2년 사이 77.78% 급증했다. 사고 증가에 정부가 특별 현장 점검, 특화 안전 기준 개발 등에 나서기까지 했다.

기존의 안전 수칙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동시에 최근의 연구 추세에 걸맞은 새로운 안전관리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존에도 안전 매뉴얼이 있지만 실험실별 취급하는 물질의 특성에 맞춰 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의 경우 유해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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