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복면 쓰고 경찰과 대치…佛 학생들에 번진 과격 시위 전술
등록 2026.10.31 21:17:59수정 2026.10.31 21:22:24
전문가 “극좌 출신 아닌 청년들도 블랙 블록 방식 채택”
경찰노조 “진압 인력 약 800명 부족”…강경 대응 악순환 지적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에 대한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무언가를 던지고 있다. 2026.10.25.](https://img1.newsis.com/2026/10/25/NISI20261025_0001690158_web.jpg?rnd=20261025101724)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에 대한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무언가를 던지고 있다. 2026.10.25.
30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프랑스 학생 시위에서는 ‘블랙 블록’으로 불리는 시위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검은 옷과 복면으로 신원을 감추고 집단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일부는 명품 매장 등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시설을 공격한다.
블랙 블록은 정식 지도부를 둔 단체가 아니라 여러 시위 참가자가 공유하는 전술이다. 1980년대 독일의 무정부주의·반자본주의 운동에서 등장했으며, 프랑스에서는 2016년 노동정책 반대 시위와 2018년 노란조끼 운동을 거치며 확산했다.
극좌 운동 전문가 티에리 뱅상은 “원래 극좌 출신이 아닌 많은 청년이 이제 블랙 블록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며 “많은 젊은이에게 더 이상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위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북서부 렌에서 20년 동안 시위에 참여해 온 역사학자이자 좌파 활동가 위고 멜키오르도 비슷한 변화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조직 소속으로 보이지 않는 고교생이나 대학생 친구 서너 명이 복면을 쓰고 경찰과 충돌할 생각으로 시위에 나오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들고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2026.10.25.](https://img1.newsis.com/2026/10/25/NISI20261025_0001690160_web.jpg?rnd=20261025101724)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들고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2026.10.25.
프티는 여러 형태의 억압에 물리적 억압까지 더해지면서 폭력으로 맞서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이 일상화됐다고 생각한다”며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시설에 대한 공격에는 구체적인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전국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다가 일부 지역에서 약탈과 파괴로 번졌다. 중부 도시 리모주의 유서 깊은 시청 건물에 불이 났고 상점들이 약탈당했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할 정도로 다쳤다.
CNN이 인용한 프랑스 법무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18~21일 수감된 186명 가운데 68%는 25세 이하였고, 52%는 전과가 없었다. 수감자 중 거의 절반은 약탈 가담자로 분류됐다.
![[파리=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고등학생들로 시작된 이번 시위에 대학생, 학부모, 교사, 공무원 노조, 농민단체까지 합류하고 있다. 2026.10.09.](https://img1.newsis.com/2026/10/09/NISI20261009_0001649371_web.jpg?rnd=20261009095335)
[파리=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고등학생들로 시작된 이번 시위에 대학생, 학부모, 교사, 공무원 노조, 농민단체까지 합류하고 있다. 2026.10.09.
경찰의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전통적으로 시위대와 거리를 유지하는 군중 통제 방식을 택했지만, 진압경찰로 25년간 근무한 올리비에 카프 경찰노조 대표는 화염병과 박격포형 폭죽,등의 위협으로 직접 개입하거나 돌진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대치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카프는 전문 진압경찰이 약 800명 부족하다고 추산했다. 충분한 인원을 배치해 위압감을 주면 직접 개입할 필요가 줄지만, 경찰이 수적으로 밀릴 경우 고무탄 발사기 같은 무기를 더 빨리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NN은 노란조끼 운동 때와 최근 학생 시위 모두 군중 통제 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경찰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 초기에는 14세 소년이 경찰이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한 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치아가 부서지고 턱뼈가 골절됐다.
![[파리=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Z 세대가 승리할 것"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정부가 이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이달 말 대책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등학생들로 시작된 이번 시위에 대학생, 학부모, 교사, 공무원 노조, 농민단체까지 합류하고 있다. 2026.10.08.](https://img1.newsis.com/2026/10/08/NISI20261008_0001646814_web.jpg?rnd=20261008122640)
[파리=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Z 세대가 승리할 것"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정부가 이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이달 말 대책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등학생들로 시작된 이번 시위에 대학생, 학부모, 교사, 공무원 노조, 농민단체까지 합류하고 있다. 2026.10.08.
카프는 강경 대응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경찰이 학생들과 함께 있는 폭력 가담자들을 진압하면, 이를 겪은 어린 시위 참가자들이 나중에는 진압 대상이 된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폭력 사태가 격화한 상황을 “집단적 실패”라고 표현했다. 그는 학생들이 이런 심각한 피해를 예상하고 시위에 나선 것은 아니며, 경찰 역시 이처럼 폭력적인 충돌을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또 15세 학생이 손을 잃은 사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위 현장의 폭력과 충돌이 가라앉아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하지만 시위는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를 넘어섰다. 노동조합과 노란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합류해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고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22.](https://img1.newsis.com/2026/10/23/NISI20261023_0002271824_web.jpg?rnd=20261023100543)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10.22.
프랑스는 내년 4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CNN은 31일과 다음 달 5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어, 지난 17일과 같은 대규모 폭력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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