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외풍 '동물농장' 빗댄 판사 글…법원 지지 댓글 쇄도
등록 2026.11.02 15:36:54수정 2026.11.02 16:06:24
'코트넷'에 이날 정오까지 공감 표시 댓글 연이어
법원장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될 수 있다"
대부분 공감 속 일부 "우리도 돌아봐야" 반론 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등청하고 있다. 2026.11.02.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21515287_web.jpg?rnd=20261102142915)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등청하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사법부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글에는 이날 현재 현직 법원장과 판사들이 15건의 댓글을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법원 소속의 김모 판사는 "형사 절차 왜곡은 민사 사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성 판사 글에 공감을 표시했다. 검찰 폐지,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사법절차 개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호남 지역에서 근무하는 국모 판사는 "검사 수사권 완전 폐지, 검찰청 폐지,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및 법 왜곡죄 등이 언제, 무슨 계기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얼마나 순식간에 입법됐는지 보더라도 최소한 국민 모두를 위한 발전적 변화가 아니라는 것만은 명확하다"고 적었다.
이어 "이제는 전례 없는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추진한다고 한다"며 "헌정사에 정치권력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 수장을 겁박한 적 있었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마저 이렇게 난도질을 하는데 이 모습을 보는 법관들이 정말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재판을 할 수 있겠나"라고 적으며 공감을 표시했다.
조미연(27기) 청주지방법원장도 "개별 사건을 맡은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하급자로서 대법원장님 지시에 따라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면, 그건 저를 비롯한 전체 판사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나"라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다. 더 이상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윤옥(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도 이날 '삼권분립의 가치와 법관윤리강령 제1조'라는 제목의 댓글을 달아 "성 판사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시한다"고 적었다.
그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01조 1항을 인용하며 "법관들은 개별 판결 하나하나 끝없는 자성과 숙고의 노력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어떻게 포장할지라도 시민의 것이 아닌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1.0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21514409_web.jpg?rnd=20261102102038)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박병곤(41기)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전날 오후 코트넷에 '사법부 독립을 말하기 전에 답해야 할 질문'이라는 글을 올려 "저는 (성 판사의 글 속) 문제의식과 진정성을 존중하지만, 그 걱정이 충분한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법부가 신뢰를 잃게 된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언급하며 "너무 조용한 법원 내부를 말하기 전에 법원이 내부의 비판적 목소리를 존중하고 때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12·3 내란과 같은 중대한 위기 상황에서 법원이 과연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지난해 5월 1일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이례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낳았다. 대법관 임명 제청 과정에서 발생한 일도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 등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성 판사는 지난달 30일 코트넷에 행동하지 않는 자신을 소설 동물농장의 늙은 당나귀 '벤자민'에 빗대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같은 글에서 ▲검찰 폐지 ▲사법 3법(재판소원·법 왜곡죄·대법관 증원)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 여권 주도로 추진된 일련의 변화를 소설 동물농장 속 지배계층인 돼지들이 도입한 '동물 7계명'에 빗댔다.
1945년 출간된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 독재를 풍자한 소설이다.
이 소설 세계관에서 동물농장의 지배계층인 돼지들은 '동물 7계명'을 도입하고 자신들의 특권과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계명들을 교묘하게 수정·파기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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