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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쌓이고, 판매 부진…SK하이닉스, '위기'

등록 2023.05.29 14:53:27수정 2023.05.29 14: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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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낸드 모두 2등 자리 '위태'

점유율 뒷걸음질에 매출 순위도 하락 우려

고부가 메모리 시장 경쟁에 2위 탈환 달러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SK하이닉스가 분기 사상 가장 큰 적자폭으로 초유의 실적 부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5조881억 원,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조8,984억 원) 이후 2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34%, 지난해 1분기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79% 늘어났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4.26.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SK하이닉스가 분기 사상 가장 큰 적자폭으로 초유의 실적 부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5조881억 원,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1조8,984억 원) 이후 2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34%, 지난해 1분기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79% 늘어났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뒷걸음질 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 2등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매출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부가 가치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2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3억1200만 달러로, 전 분기(33억8600만 달러) 대비 31.7% 급감했다. 이에 미국 마이크론(27억2200만 달러)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2013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과거 SK하이닉스의 순위 하락이 중국 우시공장 화재라는 단기 변수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빅 3'가 주도하는 D램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긴 것은 SK하이닉스가 2012년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마이크론에서 업계 2위 자리를 되찾은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이 17조1823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 8조9166억원의 2배 수준으로 급증하며 재고 부담이 급격하게 커졌다. 판매 경쟁에서도 밀리며 영원할 것 같던 메모리 업계 2위 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로 시장 지배력을 높인 낸드 사업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저장장치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포커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바이트(Byte) 환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5.5%다. 솔리다임의 11.0%를 합쳐도 16.5%에 불과하다. 지난해 1분기 21.1%(각각 12.5%와 8.5%)에서 많이 후퇴했다.

같은 기간 경쟁 업체인 ▲WDC(14.6%→14.8%) ▲마이크론(9.7%→10.9%) ▲키오시아(6.8→7.9%) 등의 점유율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36.4%에서 34.1%로 축소됐으나, 여전히 2위와 격차가 크다.

반도체 업계 전체로 봐도 SK하이닉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7.3% 줄어든 341억 달러의 매출을 나타냈다. 미국의 퀄컴(367억2200만달러) 역전당하면서 반도체 업계 매출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8위인 미국의 엔비디아에도 역전당하며 올해 4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이 나타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시장 성장으로 인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올린 탓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업계 매출 순위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DDR5⋅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가치 제품 수요가 확대될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제품과 달리 고사양 제품은 최근 수급이 타이트하고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고부가 제품 시장의 경쟁이 앞으로 양사의 2위 쟁탈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모바일 D램 등 일부 신제품 개발 경쟁에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D램 최선단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마이크론은 이번에 D램 업계 2위에 오른 것도 차량용 D램 등 범용(레거시) 제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할인 판매에 나선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낮아져 판매를 자제하는 등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 확보 전략이 순위 변동의 일시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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