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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수익성 있을까'…규제 강화에 계산기 두들기는 증권사들

등록 2023.06.01 06:00:00수정 2023.06.01 06: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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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한도 등 녹록치 않은 영업 환경

비용 대비 수익성 고려할 듯

'CFD 수익성 있을까'…규제 강화에 계산기 두들기는 증권사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차액결제거래(CFD)로 새 수익원 활로를 찾던 증권사들이 당국의 규제 강화에 부딪히며 사업성을 재검토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CFD 한도를 줄이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요건도 상향하면서 시장 규모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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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말까지 투자자들의 CFD 신규 거래와 계좌 가입이 제한된다. 앞으로 3개월 간 당국이 CFD 제도 보완과 관련해 전산과 규정 등을 재정비하면 이에 따라 보완 사항을 완비한 증권사들만 CFD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

이 기간 증권사들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당국이 발표한 CFD 제도 개편에 따라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CFD는 신용공여 한도 규제에 포함돼 이전처럼 제한없이 취급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CFD 투자자 요건 상향, 전산 시스 마련, 광고·홍보의 제한, CFD 이미지 타격에 따른 고객 이탈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앞으로 CFD가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은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신용공여를 자기자본 한도 안에서만 할 수 있다. 신용공여에는 개인들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로 집계되는 신용거래융자와 주식담보대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등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하지만 CFD는 그간 이 한도에 집계가 안돼 자기자본 규모에 관계없이 취급이 가능했다. 이 규제 차익을 노리며 증권사들은 한도가 정해진 신용거래융자 대신 그간 CFD를 확대해왔던 것이다.

앞으로 CFD도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되면 이미 신용한도가 거의 찬 대형사들도 애초에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도 이전 잔고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증권사들은 보통 신용공여 한도의 80~90%까지 채우는 식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CFD 잔고 포함으로 자기자본을 넘어서면 CFD를 줄이거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해진다.

한 종합금융투자사(자기자본 3억원 이상 증권사) 관계자 A씨는 "CFD가 신용공여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는데 신용융자 한도가 이미 턱밑까지 올라와있는 대형사들의 경우 CFD를 이전처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도 걱정에서 빗겨 있어도 수익성에 대한 검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CFD는 신용융자와 마찬가지로 잔고, 종목별 비중 등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해 증권사들은 전산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또 투자자 요건이 '최근 1년 금융투자상품 평균잔고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돼 투자자 풀 자체가 작아지는 측면도 크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전체 전문투자자 중 22%만이 CFD 투자 요건을 충족한다. CFD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국의 집중 감독 영역이 된 것도 부담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리테일이 강한 회사는 CFD에서 고객이 빠져도 사실상 실질이 비슷한 신용융자로 고객이 유입돼 큰 타격이 없을 수 있지만, 리테일은 약하고 CFD 잔고가 많았던 증권사라면 이번 제도 보완 이후 수익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우리회사는 리테일 쪽에서 신용공여가 한번도 차본 적이 없어서 CFD를 유지하는데 문제는 없다"면서도 "회사 방침은 자기자본을 써 10% 이상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나중에 시장 상황을 보고 경영진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FD 문제만은 아닌데"…시장 인식 나빠질라 아쉬움도

업계는 CFD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이번 제도 개선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시장 위축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또 레버리지만 노리는 거라면 사실상 거래 요건이 없는 신용융자로 가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 요건 상향의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 D씨는 "신용융자로 해도 2.5배 레버리지는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히 CFD가 더 위험하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번 투자자 요건 상향으로 CFD가 불가능해진 고객들은 신용융자로 옮겨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E씨는 "CFD는 높은 레버리지 효과뿐 아니라 공매도(숏 포지션)나 다양한 구조화 상품으로 응용이 가능하단 점에서 개인과 기관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완할 수 있는, 개인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상품이기도 했다"며 "이번 주가 폭락 사태가 CFD 자체의 결함 때문이기보단 이를 악용한 세력의 문제라고 보는데, 시장이 안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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