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사상 담양 펜션, 치명적 구조 '단속 사각'
【담양=뉴시스】류형근 기자 = 15일 오후 9시45분께 전남 담양군 대덕면 한 펜션에서 불이나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4.11.16. [email protected]
【담양=뉴시스】송창헌 기자 = 대학생을 포함해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의 농어촌 펜션은 화재 등 재난에 치명적인 구조임에도 법적으로는 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6일 담양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담양군 대덕면 H 펜션은 본관과 독채를 통틀어 최소 2명, 최다 15명이 한꺼번에 묵을 수 있는 크고 작은 방 17개로 구성됐다. 2007년 9월 지금의 모습으로 새로 단장했다.
모든 객실은 개별 취사 도구가 아닌 공동취사시설을 사용하게 돼 있다. 참숯 바비큐장과 노래방, 대형 식당, 세미나실, 족구장은 야외에 별도로 마련됐다.
이 중 공동취사장은 가스레인지 등 다양한 조리기구가 비치돼 있고, 화마가 들이닥친 목조 바비큐장에는 불씨가 날릴 수 있는 숯불이 사용됨에도 안전 점검은 사실상 소홀히 이뤄져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어촌정비법상 관광 편의를 위한 민박 개념으로 건축법상으로는 다가구 주택으로 분류됐지만, 위생이나 환경, 청결만 주기적으로 점검받을 뿐 안전사고에 관해서는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였다.
4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에다 공동 취사장까지 갖춰져 있지만, 의료시설이나 종교시설, 대형 건축물 등과 같은 특정관리대상 시설물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담양군 관계자는 "불이 난 펜션은 식품위생법상 단속 대상일 뿐 특정관리대상 시설물은 아니어서 대형 건축물이나 다중이용시설물과 같은 화재점검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5일 밤 발생한 화재로 최소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의 한 펜션 바비큐장. 1층 짜리 목조건물로, 소방 당국은 투숙객들이 고기를 굽던 중 불씨가 억새로 덮여 있는 지붕에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2014.11.16 (사진=화재사고 펜션 홈페이지) [email protected]
소화기나 간이스프링 쿨러, 비상조명등, 비상벨 설비 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불연성을 가지는 난연패널이 사용됐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피해자 수습, 이재민 대책과 별개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담양 H 펜션에서는 15일 오후 9시40분께 발생한 화재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4명이 숨졌으며 펜션 주인 최모(50)씨와 대학생 정모(20)씨 등 6명이 크고 작은 화상을 입어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정씨는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와 다른 부상자는 모두 정씨와 같은 동신대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펜션은 황토집 시공 20년 경력의 전문가가 직접 시공한 펜션으로 전국적으로 투숙객이 끊이질 않는 담양지역 명소 중 하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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