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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EU 정상회의 영국과의 브렉시트협상 2차 본격단계 숭인

등록 2017.12.15 22: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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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EU 27개국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논의 등 브렉시트 관련 논의가 2단계로 접어든다. 2017.12.08

【브뤼셀=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EU 27개국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논의 등 브렉시트 관련 논의가 2단계로 접어든다. 2017.12.08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15일 브렉시트 협상의 제2단계 진입을 승인했다.

이날 이틀째 정상회의 회동에서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영국과 EU 협상팀이 공동 제안한 본격협상 개시안에 대해 1단계 예비협상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공동제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2019년 3월29일까지 마무리되어야 하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은 중대한 전환을 이루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9개월 전인 지난 3월 브렉시트 협상 개시에 합의한 양측은 6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나흘간 대화하는 방식으로 11월까지 6차례의 예비회담을 벌여왔다. 그러나 영국과 EU는 예비회담에서 부각된 세 가지 쟁점을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12월 14일, 15일의 EU 정상회의를 바로 앞두게 됐다. 이 정상회의에서 지금까지 예비회담 성과를 평가하고 본격회담 진입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본격회담 진입 승인을 받지 못한 채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그러던 중 지난 4일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뤼셀로 날아가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만나 세 가지 장애 현안에 물꼬를 틀었다. 8일 양측은 이 현안들에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하는 데 이르렀다.

이때 영국과 EU이 합의한 것 중 하나는 영국에 거주하는 300만 EU 시민들과 다른 EU 국가에 살고 있는 영국인 120만 명의 법적 지위 문제다. 영국은 300만 EU 시민들의 지위를 보장하면서, EU가 주장해온 이들에 대한 EU 최고법원 유럽사법재판소의 사법관할권을 브렉시트 후 8년간 인정하기로 했다.

두째는 이혼정산금 문제로 애초 EU는 1000억 유로를 바라고 있었고 영국은 200억 유로 밖에 줄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메이 총리는 400억 유로(450억 달러. 50조원)에서 500억 유로 사이로 올려 양측이 합의했다. 영국이 이전에 2020년분까지 약속한 EU 예산 분담금이 정산금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세째 현안은 막판에 나온 것으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공화국 간의 국경 문제였다. EU 회원 사이인 지금처럼 브렉시트 후에도 소프트한 국경을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이전의 20년 전처럼 완전한 분리의 하드 국경으로 돌아갈 것이냐의 문제였다. 메이 총리는 소프트 국경파로 EU와 입장이 같았으나 북아일랜드의 본토 통합파 정권이 이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결국 메이 총리와 북아일랜드 민주통합당이 타협하면서 이 문제도 일단 봉합됐다. 

이제 본격 협상에서는 5억 명에 이르는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영국이 얼마나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느냐가 제일의 쟁점이 될 것이고 안보 협력 등 양측의 장기적인 새로운 관계 설정이 그 다음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보수당 및 영국내의 입장을 정리하라고 메이 총리에게 일단 3개월의 말미를 주었다. 그 뒤 제2단계, 본격 협상이 시작되는데 늦어도 10월까지는 중요 사안이 타결될 필요가 있다. 협상 시한은 2019년 3월29일이지만 브렉시트 협상타결안은 27개 회원국 각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촉박한 것이다.       

영국은 지난해 6월23일 국민투표에서 EU 탈퇴 찬성표가 52.6%를 차지해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잔류를 주장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즉시 물러나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후임 총리에 올랐다. 브렉시트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피력하지 않았던 메이 전 내무장관은 총리 취임과 함께 EU 측과의 협상 성공보다는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하드' 브렉시트 입장에 동조했다.

영국내의 하드 브렉시트 입장은 "영국에 '나쁜' 탈퇴 협정보다는 차라리 '노 딜'이 낫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올 3월 EU 협정에 따라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 항목을 발동해 EU에 탈퇴 협상 개시를 요구했고 양측은 협상을 개시했다. 메이 총리는 국내에 하드와 소프트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는 보다 강한 정권이 필요하다면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6월8일 선거에서 메이 총리는 오히려 13석을 잃고 과반 다수당 지위를 상실하고 말았다. 북아일랜드의 민주통합당(DUP)와의 준 연정 합의로 간신히 보수당 정권과 총리직을 유지한 메이 총리는 이전보다 소프트 입장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보수당 자당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브렉시트 예비협상마저 그 영향으로 지지부진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앞둔 하루 전에 보수당 의원이 발의하고 야당 노동당이 동조해 브렉시트 협상타결안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효력을 갖게 됐다. 메이 총리의 재량권이 타격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이날 2단계, 본격 협상 진입을 이뤄냄에 따라 메이 총리의 지휘력도 상당히 회복되었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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