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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 이우성·임형택 교수 역작...'이조한문단편집' 4권

등록 2018.02.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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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 이우성·임형택 교수 역작...'이조한문단편집' 4권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18~19세기 한문 단편을 발굴해 소개한 '이조한문단편집'(전 4권)이 출간됐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한문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이우성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한문학자 임형택 (75)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함께 펴낸 책이다.

출판사 창비는 ""한국학의 가치를 재정립한 책으로 평가받는 '이조한문단편집'은 학계는 물론이고 그간 여러 역사소설과 시대극에 자양분을 제공하며 널리 각광받아왔다"며 "1973년 초판 출간 당시 30대이던 청년 학자 임형택과 50대의 중견 학자 이우성의 공력으로 완성한 역작"이라고 소개했다.

두 교수는 실증적 한국학 연구의 일환으로 당시 국내외의 최신 자료를 발굴,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필사본으로만 전해지다 해외로 유출된 자료들을 찾기 위해 일본·미국 등지를 뒤지고, 국내 각처를 돌며 자료들을 발굴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이조한문단편집'은 또 한번의 사제간 협동작업의 산물이다. 이를 다시 펴내기 위해 임형택 교수는 장장 5년의 기간 동안 제자들과 함께 독회를 거쳐 재번역했다. 젊은 언어 감각을 더하고 최신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전 4권의 대작을 완성했다.

초판에서 대개 작자가 밝혀져 있지 않던 작품들을 이번에 거의 다 확인하고 출처를 새로 고증해 한문단편 연구에 한 매듭을 지었다. 이것은 3권 끝에 '출전 해제'와 '수록 작품의 작자 일람'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또 각주를 대폭 보완해 한문 어휘를 풀이하고 문장을 다듬어 현대 독자가 전래 이야기의 재미를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3권이 우리 이야기를 찾는 일반 독자들을 위한 현대적 번역문이라면, 전문 연구자들을 위해 4권에 원문을 별도로 모아 정리했다.

우리 문학사의 '소설시대' 18~19세기 한문단편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 187편(연암 소설 11편 포함)이 수록됐다.

이들 작품이 생산된 시기는 이른바 '경영형 부농'이 출현하던 무렵이었다.

경제구조의 변화로 상업자본이 형성되고 화폐경제가 발전했으며, 도시가 형성되고 농촌에서는 종래의 지주 소작관계가 해체됐다.

빌린 땅을 경작해 수익성을 높여 치부하는 전통적인 양반 사대부가 몰락하고 중인·서리층이 득세하며, 상인·수공업자·농민 가운데에서 신흥 부자들이 출현해 사회 세력관계의 판도가 바뀌는 격변기였다.

이 변화하는 사회가 뿜어내는 활력은 거리의 이야기꾼들에게 풍부한 소재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작품 탄생으로 이어졌다.

작품에는 양반 사대부에서 역관과 상인 등의 신흥부자, 기생·명창 등의 예인, 도둑·거지·사기꾼에 이르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이들은 흥미로운 생활의 단면과 신기하고 기막힌 인생유전을 들려준다. 특히 이들 작품은 거리와 민가의 사랑방에서 이야기꾼들이 입으로 재현한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1권 470쪽, 2권 484쪽, 3권 496쪽, 4권 548쪽. 각권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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