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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효자' 50년 된 은행나무 가로수길 '제거 vs 보존' 기로

등록 2018.10.19 13: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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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당시 유실수로 식재…간판가리고 담장 균열 피해나자 제거 민원 봇물

장성군 '제거 민원'에 관리방안 마련 위해 28일까지 설문조사 진행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19일 전남 장성군에 따르면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조성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주민 집단민원으로 제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주민들은 은행나무가 자라면서 상가 간판을 가리고, 뿌리가 뻗어 나가면서 건물· 담장·보도블럭 등에 균열이 발생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 장성군에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2018.10.19 (사진=장성군 제공) photo@newsis.com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19일 전남 장성군에 따르면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조성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주민 집단민원으로 제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주민들은 은행나무가 자라면서 상가 간판을 가리고, 뿌리가 뻗어 나가면서 건물· 담장·보도블럭 등에 균열이 발생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 장성군에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2018.10.19 (사진=장성군 제공) [email protected]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50년 가까운 수령을 자랑하는 황금빛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보존과 제거'의 기로에 놓여 있다.

 19일 전남 장성군에 따르면 장성읍 성산마을 도로변 0.5㎞ 구간에 조성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주민 집단민원으로 제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주민들은 은행나무가 자라면서 상가 간판을 가리고, 뿌리가 뻗어 나가면서 건물· 담장·보도블럭 등에 균열이 발생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 장성군에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성산마을 가로수길 은행나무 130여 그루는 전국적으로 '잘살아 보세'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난 1960년대 시작된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 곳곳에 심어졌던 은행나무 중 일부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은행나무 열매와 잎이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자 도로변은 물론 각 가정의 앞마당에도 앞 다퉈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했던 시절 열매와 잎을 내다 팔면 생계에 도움이 됐던 은행나무는 세월이 흘러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했지만 상가 간판을 가리고 상가 주변 시설물에 피해를 주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장성군이 2~3년 주기로 은행나무 가지치기(정지)를 하고 있지만 주민 민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매년 피해를 본 주민들이 최근 '은행나무 가로수길 제거'를 강력하게 요청하자 장성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성산마을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잎이 연출하는 멋진 장관 때문에 이곳을 지나치는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성산마을 은행나무는 농촌마을의 쾌적한 경관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은행나무 제거 여부를 놓고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은행나무 관리방안을 묻는 '설문조사'가 장성군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이번 설문조사는 나무 제거 여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이유 등을 묻는 간단한 문항으로 구성됐다. 조사에는 장성 주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장성군 관계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성산마을 은행나무는 공공의 자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기 때문에 한 번 더 주민 여론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조사 결과는 가로수 관리 계획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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