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든든한 문화예술 후원자…백남준과 인연도
[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로부터 고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물려받은 이 회장은 문화재·미술품 시장에서 소문난 수집광으로 활약했다.
국보 제11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국보 제219호 청화백자매죽문호 등 국보 약 20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지난 2016년 자신이 펴낸 책 '리 컬렉션'에서 이 창업주가 '청자 마니아'라면 이 회장은 '백자 마니아'였다고 썼다. 이 창업주는 비싸다고 판단되는 작품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구입하지 않았으나, 이 회장은 좋다고 확인만 되면 값을 따지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삼성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삼성미술관 리움, 호암미술관 등에는 국보·보물 150여점이 소장돼있다. 이 중 대다수는 이 회장이 추진한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됐다.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의 이 회장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보급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아내 홍라희 리움 전 미술관장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 2004년 문을 연 리움이 대표적이다.
장 누벨, 렘 쿨하스, 마리오 보타 등 세계적인 건축가 3명이 설계에 참여한 이 미술관의 이름 '리움'은 '이(李) 씨' 일가의 '이(Lee)'와 미술관(Museum)을 뜻하는 '움(um)'를 조합한 것이다. 홍 전 관장이 관장으로 재직할 때 이 회장의 적극적 지지로 다양한 미술품을 수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백남준 '다다익선'. 2020.10.25.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mail protected]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제작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대표적 예다. 삼성전자가 후원한 TV 1003대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로비에 설치돼 있다.
이 회장은 한국 추상화의 거장 이우환의 작가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이 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주를 기려 1990년 제정한 호암상을 2001년 받았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등 이 작가가 뉴욕과 파리 등에서 연 전시에 삼성이 후원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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