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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명훈 KMD바이오 대표 "의사가 원하는 신약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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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11 06:00:00  |  수정 2020-11-11 10:41:55
BMS·엘러간·한미약품·셀트리온 거친 '제약 의사' 김명훈 대표 창립
폭탄 싣는 항암 핵심기술 확보
IPO에 집착 안 해…M&A, 흩어진 벤처 역량을 결집하는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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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KMD바이오 김명훈 대표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신약개발의 핵심은 의사가 필요한 약을 만드는 것입니다.”(KMD바이오 김명훈 대표)

‘내과 의사 출신 제약 의사’로 유명한 김명훈 대표. 그는 지난 4월 KMD바이오라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차렸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벤처를 두루 거치며 임상시험·영업마케팅·투자 유치 등 서로 섞이기 힘든 영역을 모두 총괄해본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한국BMS제약, 한국엘러간, 한미약품, 셀트리온, 레피젠 등에서 조직 관리도 맡았다.

그런 김 대표의 바이오 벤처 창립은 ‘의학적 수요가 분명한 신약다운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표현은 사실상 국내의 여타 바이오 벤처와 창업에 대한 접근방식을 달리하는 키워드다.

김 대표는 뉴시스와 만나 “1999년 국산 신약이 처음 나온 후 30개 넘는 신약이 탄생했지만 연매출 100억원을 넘는 제품은 손에 꼽힌다”며 “이는 의사가 필요로 하는 약이 아니라 만들기 쉬운 약을 만들어서다. 미충족 의학 수요와 시장에 기반한 약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에게 필요한 약은 치료법이 부족한 환자에 대한 편익 증대가 입증된 약”이라며 “그런데 국내의 많은 벤처는 기술의 특이성과 독창성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의사는 기술의 특이성과 작용기전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폭탄 싣는 항암 핵심기술 확보

KMD바이오가 가장 먼저 주목한 의학적 수요가 높은 지점은 위암 2차 치료제다. 'HER2' 유전자가 양성인 위암 환자 중 기존 표적치료제에 실패한 환자를 위한 2차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1세대의 화학항암제가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실정이다. 수요는 분명한 데 반해 경쟁자들은 빅파마 보다 벤처가 많아 도전해볼만하다고 봤다. 위암은 아시아인의 질환이라, 미국·유럽 제약사의 개발 도전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도전을 위한 핵심 기술도 장착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창업기업 퓨전바이오텍에서 기술 이전받은 표적지향 약물전달 시스템(Targeted Drug Delivery System)이 KMD바이오 신약개발의 핵심이다.

이 약물전달 시스템은 위암 2차 치료제 개발에 앞서 있는 경쟁사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술과 유사하다. ADC는 항체의약품과 1세대 세포독성 약물 두 가지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강력한 치료효과를 가져 ‘약물 폭탄을 실어나르는 비행기’로도 표현된다.

김 대표는 “ADC의 관건은 항체와 약물 모두 표적을 향해 날아가서 꽂히는 링커 기술이 핵심인데, 링커가 너무 단단히 붙어있으면 혈액 내에선 안정되지만 세포 내로 들어가면 잘 끊어지지 않아 약효가 떨어진다”며 “반면 쉽게 끊어지면 세포 내로 들어갔을 때 효과가 좋지만 혈액에서 끊어지면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KMD바이오의 표적지향 약물전달 시스템은 항체 앞에 FAB라는 단백질을 붙여 세포 안에서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게다가 우리의 약제는 ‘나노파티클’이라, 통에 약물을 잔뜩 채워넣은 수류탄과 같다”며 “보통 1세대 ADC는 한 항체에 3.5개 약물을 붙이는 혼합물인 데 반해 우리의 기술은 수류탄을 실어 암세포 사멸 능력이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후보물질 도출의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 향후 동물실험을 통해 반감기 데이터, 면역원성 및 독성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2년 전임상, 2023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한다. 경쟁 약물 중엔 임상 2상 이상의 약물도 있다.

김 대표는 “후발주자이지만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혈액 내에선 안정되고 세포 내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링커를 보유한 데다, 화학물질 약물을 폭탄으로 실어나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PO에 집착 안 해…M&A, 흩어진 벤처 역량을 결집하는 출구

김 대표는 표적지향 약물전달 시스템을 활용한 두 번째 암종에 대해서도 퓨전바이오텍에 물질 개발을 요청한 상태다.

우선적으로 1~2개 후보물질에 집중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에 연구소(본사)를 마련해 5명의 연구원이 연구 중이다. 서울 가톨릭대학교 의생명산업연구원 안에 사무소도 개소했다.

내년 상반기 최초 투자 및 하반기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전임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사업개발을 위해 지난 5월 길리어드사이언스 출신의 김소희 전무도 영입했다.

그러나 여타 벤처와 달리, IPO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진 않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대로 된 신약의 탄생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도 미국처럼 벤처가 IPO 보단 M&A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작용했다.

그는 “국내 벤처들은 지난 십 수 년 간 개발 실패에 따른 많은 노하우를 쌓았지만 자신이 개발한 약제에 대한 애착과 IPO 중심의 사업 전략 때문에 그 노하우가 활용 안 됐다”며 “각 기업의 부족한 점은 M&A를 통해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의학적 수요와 사업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은 기술이전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직접 허가를 획득하고 판매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큰 자본을 모을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이를 위해 개별 회사의 성공 여부를 지켜보다가 실패하면 손비 처리를 하는 것 보단, 후보물질과 함께 신약 개발 경험을 모으는 M&A가 더 합리적인 출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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