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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결산⑭]지상파, 이번에도 '겹치기 중계'…MBC, 황당 자막에 해설 논란

등록 2021.08.10 0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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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개회식부터 그래픽·자막·해설 구설수

지상파, 축구·야구 중복 편성…비인기 '홀대'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다. 2021.08.08. 20hwan@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다. 2021.08.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폐막한 가운데 17일간의 여정을 함께해온 지상파 3사의 TV중계도 막을 내렸다.

지상파 3사는 코로나19 속 올림픽 경기 중계로 감동과 즐거움을 안방에 전했다. 하지만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자막 및 해설 논란에 겹치기 중계 등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MBC는 그래픽, 자막 실수에 중계 발언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시청자들의 항의와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MBC는 지난달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부터 일부 국가와 선수단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각국 선수단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엘살바도르 소개에 비트코인, 아이티 소개에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자막 등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같은 중계에 외교적 결례를 넘어 방송사고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내용은 해외 언론에서도 다뤄지면서 "국제적 망신"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MBC는 자막을 통해 급하게 사과했지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박성제 사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MBC 도쿄 올림픽 중계 화면. 2021.07.23. (사진 = MBC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MBC 도쿄 올림픽 중계 화면. 2021.07.23. (사진 = MBC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MBC는 올림픽 내내 구설수에 올랐다. 개회식 중계 논란이 가시기 전인 지난달 25일 남자 축구 조별리그 한국과 루마니아 경기를 중계하며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팀 선수에 대해 광고 중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삽입해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상대팀 실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는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의 인터뷰 영상에 실제 질문과 다른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는데?'라고 자막을 넣어 김연경 선수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조별 예선 야구 경기 중계에서는 6회에 '경기종료'라고 잘못된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중계 발언으로도 뭇매를 맞았다. 유도 남자 73㎏급 동메달을 거머쥔 안창림 선수 경기에서 MBC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색의 메달은 아닙니다만"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올림픽 마지막 날에도 마라톤에 출전했다가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한 오주한 선수에 대해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라는 윤여춘 해설위원 발언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이 밖에 KBS는 한국 여자 탁구 대표 신유빈 선수와 룩셈부르크 니시아리안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며 상대 선수를 "탁구장 가면 앉아있는 숨은 동네 고수 같다"고 표현해 무례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SBS 중계진도 개막식에서 한 선수의 러닝머신 퍼포먼스에 "홈쇼핑하는 느낌이 난다"고 말해 지적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올림픽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MBC 제공) 2021.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올림픽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MBC 제공) 2021.07.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축구와 야구 등 인기 종목 위주의 '겹치기 중계'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남자 축구와 야구, 여자 배구 경기가 동시에 이뤄진 날, 지상파 3사는 축구와 야구 경기에 모두 쏠렸다. 이날 한일전에서 역전을 일궈낸 여자 배구 경기는 지상파 케이블 스포츠 채널과 온라인으로만 중계되면서 홀대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에도 축구, 야구 경기는 지상파 3사 모두 중복 편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환호하고 화제가 된 올림픽 중계는 비인기로 분류된 다른 종목들이 주를 이뤘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4강전 진출이라는 투혼을 발휘한 여자 배구 대표팀은 시청자들의 큰 응원을 받았다. 터키를 꺾으며 화제가 된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이후 브라질과 맞붙은 준결승전이 지상파 3사에서 모두 중계됐고 총합 38.1%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1TV만 중계한 남자 육상 높이뛰기 결승전은 동시간대 지상파 3사가 똑같이 중계한 야구 경기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육상 높이뛰기의 새 역사를 쓴 우상혁 선수의 결승전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시청률 19.2%를 기록했다.

또 배드민턴 남자 단식에서 세계 랭킹 1위를 누른 허광희 선수의 대이변, 은퇴 전 마지막 경기였던 태권도 간판 이대훈 선수의 동메달 결정전 등은 드라마를 썼지만 실시간 중계가 이뤄지지 않아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폐막일인 8일 야구, 축구, 여자배구의 마지막 경기 장면을 되돌아 봤다. 2021.08.08. 20hwan@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폐막일인 8일 야구, 축구, 여자배구의 마지막 경기 장면을 되돌아 봤다. 2021.08.08. [email protected]

이처럼 인기, 비인기 종목을 떠나 다양한 종목 중계에 대한 시청자들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 중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올림픽 때마다 국민들의 시청권과 선택권 보장을 위해 지상파 3사에 순차 편성을 권고해왔다. 하지만 강제 효력은 없어 실제론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방송가는 다시 분주한 모양새다. 올림픽을 빛낸 한국 대표팀 스타들을 향한 방송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적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만큼, 올림픽 스타들로 또 한 번 화제성을 잡기 위함이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 선수는 지난 8일 방송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시작으로 '아는 형님', '노는 브로2', '집사부일체' 등 다양한 예능에 출격한다. '양궁 3관왕'의 안산 선수를 비롯한 양궁 대표팀,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 여서정 선수 등도 섭외 주요 대상으로 방송을 통해 올림픽 선수들을 만나게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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