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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작가·박선희 연출 신선한 만남...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등록 2021.10.21 13:05:02수정 2021.10.21 18: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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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1일~31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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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선희 연출, 김한솔 작가. 2021.10.20. (사진 = 세종문화회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팬덤을 형성한 장류진(35) 작가의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연극으로 옮겨졌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이 21일~31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원작은 판교 IT 기업을 배경으로 청첩장 전달기, 점심시간 중고거래 등을 다룬다. 이야기는 극적이지 않고 평범하다. 그래서 젊은 회사원의 심리를 톺아보며 20~30대의 지지를 얻어냈다.

마찬가지로 젊은 관객의 호응을 얻어온 김한솔 작가(33·김)·박선희(51·박) 연출이 뭉친 연극에 믿음이 가는 이유다. 연극 역시 현재 우리의 이야기를 감각적인 방식으로 담는 '시극단의 시선' 프로젝트의 하나다.

뉴욕대 예술대학원 출신인 김 작가는 '너를 위한 글자' '인사이드 윌리엄' '태양의 노래' 등 주로 뮤지컬에서 감성적이고 따듯한 글쓰기로 20~30대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다.

초반에 '내면과 깊이가 없다'고 평가절하됐던 장 작가처럼 김 작가 역시 공연계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깊이에의 강요'는 문단이든 대학로든 일부의 목소리. 김 작가와 장 작가의 특징을 젊은 관객은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 작가가 '공연계 장류진'으로 통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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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연습장면. 2021.10.20. (사진 = 세종문화회관 제공) photo@newsis.com

박 연출은 '인디아 블로그' '라틴 아메리카 콰르텟' '클럽 베를린' 등을 통해 대학로에 '여행 연극'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관객들은 그런 그녀를 '연극계의 나영석'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을 다룬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기억의 연못',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를 파고든 '킬롤로지' 등 무거운 작품도 오갔다.

김 작가와 박 연출은 이번 '일의 기쁨과 슬픔' 작업으로 처음 만났다. 그럼에도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기적인 호흡을 빚어냈다. 서로의 작업과 태도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기쁨'이었다. 다음은 두 사람과 나눈 대화다.

김=지난 1월에 각색 제안을 받았어요. 책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페이지가 너무 쉽게 넘어가는 거예요. 직장인 친구들이 늘 단톡방에서 하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소설집의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을 비롯 6개의 단편을 한 편의 연극으로 각색했는데) 단편마다 출근, 점심시간, 퇴근 등의 시간대를 다루면서 감정의 기승전결이 다 있더라고요. 그런 감정들을 묶어서 하루로 그렸어요.

박=장면 전환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에요. 원작의 톤 자체가 밝고 경쾌한데 김 작가님이 리듬감이 보이게 잘 각색해주셨죠. 통통 튀는 느낌이 드는데, 배우들에게 1인 다역을 맡기면서 그런 점을 극대화했어요.

김=원작에 "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어요?"라는 말이 나와요. 저도 극장에서 많이 울어봤거든요. 연습실에서도 울고, (제작사) 대표님 앞에서도 울고요. 지금은 울고 싶더라도 죽어라 참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울긴 해요. 하하. 그런 제 경험도 반영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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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 연습장면. 2021.10.20. (사진 = 세종문화회관 제공) photo@newsis.com

박=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참아가면서,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요. 어떤 공연은 환상을 주는데 이 작품은 '하이퍼 리얼리즘'이에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힘듦을 참아가는지 따듯하게 알려주죠. 오늘을 잘 넘긴다고 해도 과연 내일도 쉽게 넘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부조리극의 본질이기도 하지만, '일의 기쁨과 슬픔'은 좌충우돌을 따듯하게 다룹니다.

김=연극을 처음 보시는 관객분들도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어려운 작품은 심호흡을 하면서 따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마음 편하게 공감하시면서 보실 수 있어요.

박=('배소고지 이야기'를 쓴) 진주 작가도 그렇고 젊은 작가들과 작업하는데 (세대 등의) 차이는 느끼지 못해요. 오히려 제가 배우고 느끼는 경우가 많죠. 이번 작품도 작가님이 저보다 직장인들 삶에 대해 더 많이 아셨고 기술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번에 작가님과 협업도 좋았지만, 서울시극단과 작업하면서 다양한 연배의 배우분들과 작업하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캐릭터를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레 구축이 됐죠. 여행 연극을 비롯해 '킬롤로지'까지 이번 작업은 제가 해온 것들의 종합선물세트가 될 거 같아요.

김=노래 없이 대본으로만 관객과 마주해야 하는 연극 작업이라 더 떨렸어요. 이번에도 '깊이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어쩌지라는 고민도 하고요. 다행히 서울시극단 측에서 좋아해주셨죠. 이번 작업을 통해 '나다워야 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작곡가 없이도, 저를 작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뉴욕에서 작업을 할 때 밝고 착한 이야기를 재밌게 썼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그런 부분을 단점이라고 하더라고요. 혼란스럽고, 스스로 갈등도 생겼죠. 그런데 그 부분을 장점으로 봐 주시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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