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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尹·바이든 회담, 넷플릭스 망사용료 논의할까

등록 2022.04.27 16:31:55수정 2022.04.27 17: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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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한 일정 중 넷플릭스 한국지사 방문 추진 놓고 해석 분분

한미 콘텐츠 상생 협력 이면엔 '망 이용료 법안' 움직임 제동 압박 측면도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8억 달러 규모의 안보 패키지와 5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4.22.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8억 달러 규모의 안보 패키지와 5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4.22.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한국에서 이뤄지는 회담에서 넷플릭스 망 이용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넷플릭스 한국법인(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표면적으로는 '오징어게임' 이후 늘고 있는 미국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과 한류 콘텐츠의 상생 협력 사례를 양국의 새로운 새로운 상징 교류 모델로 부각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우리나라 국회의 '망 이용료' 징수 법안 제정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이중 포석'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대통령 다음달 10일 취임한 이후 같은 달 21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기간 내  일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판문점, 평택 미군 기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단지와 함께 넷플릭스 한국법인 방문도 일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가원수가 우리나라에 소재한 자국 법인 사무소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우선적으로는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투자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등 양국이 문화 콘텐츠 부문에서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하는 사례를 내놓은 것에 대한 응원과 격려 차원일 수 있다. 

반면 그 이면에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법정 분쟁 이후 격화되고 있는 한국내 망이용료 규제 움직임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망 이용료는 콘텐츠사업자가 통신사 망을 이용하면서 내는 대가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통신사들은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의 콘텐츠사업자들의 통신망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보지만 콘텐츠사업자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갈등이 국내에서 급부상한 것은 지난 2020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받고자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부터다. 법원이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양측의 법적공방이 한창이다.

그러는 사이 국회에서는 망 사용료 의무화를 골자로 한 법안이 7건이나 발의 됐다. 망 이용료 징수를 규정한 법안은 전세계적으로 전무하다.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하려는 세계 각국 규제당국의 눈길이 우리나라에 쏠리고 있는 이유다. 만약 한국에 '망사용료' 법안이 제정될 경우,  빅테크 규제의 글로벌 표준안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 구글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면서 한미 간 통상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간한 '2022년 각국의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여러 콘텐츠사업자에 대해 통신사에서 망 사용료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상임위(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하루 전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망 사용료 법안 추진을 우려하며 만약 강행할 경우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 중단할 수 있음을 경고했고, 심사 당일엔 각 상임위 의원실에 한미FTA 위반 우려를 담은 문건이 나돌며 심사가 보류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1. [email protected]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넷플릭스 한국법인 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시작한 것. 어쩌면 바이든 대통령의 넷플릭스 한국법인 방문 자체가 망이용료 규제 이슈에 대한 개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한국은 망 사용료 이슈 이전에도 인앱결제 등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는 ICT 이슈에 선제적으로 규제를 마련하거나 논의를 진행해 세계적인 선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빅테크들은 물론 이해를 같이하는 미국 정부까지 한국의 규제 동향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한편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려는 법안 제정 논의는 올 하반기로 미뤄졌다. 지난 21일 개최된 국회 상임위의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망 이용료 관련 법안들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고 하반기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관계부처와 업계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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