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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폭염·화재 계속…美동부 90년만에 역대급 가마솥 더위

등록 2022.07.25 09:36:37수정 2022.07.25 09: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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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요세미티 산불 확산...6천명 대피, 2천가구 정전

美, 일주일 간 359개 일폭염 기록 작성...북동부 40~43도

보스턴 낮 최고 37도, 89년 만 최고...워싱턴도 40도 가까이

스페인 안달루시아 코르도바 45도...지난해 최고 47.4도 근접

그리스 휴양지 레스보스섬 화재...500ha 소실, 450명 대피

[마리포사=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리포사 카운티 '오크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소방 항공기 한 대가 소방제를 뿌리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에서 시작된 산불이 초대형 산불로 커지면서 공원 입구 고속도로까지 폐쇄되고 최소 6천 명이 대피했다. 2022.07.25.

[마리포사=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리포사 카운티 '오크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소방 항공기 한 대가 소방제를 뿌리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에서 시작된 산불이 초대형 산불로 커지면서 공원 입구 고속도로까지 폐쇄되고 최소 6천 명이 대피했다. 2022.07.25.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미국 동북부가 약 90년만의 역대급 폭염으로 펄펄끓고 있다. 서부에서는 캘리포니아주(州) 요세미티 국립공원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뉴저지주(州) 뉴어크는 섭씨 38도까지 올라 2010년 7월 기록(37도)를 12년 만에  넘어섰다. 5일 연속 37도를 넘어선 것은 1931년 이후 최장 최고 기온이다.

인근 보스턴은 최고 기온이 37.8도까지 오르면서 종전 최고 기록이던 36.6도를 1.2도 웃돌았다. 보스턴에서 7월24일 같은 날 기준으로 기온이 37도를 넘어선 것은 1933년 이후 89년 만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36.2도,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은 34도를 기록했다. 로스아일랜드의 경우 종전 최고 낮 기온은 34도였다. 이 지역에서 7월24일 기준 34도를 넘어선 것은 1987년 7월 이후 35년만이다.

보스턴은 폭염 탓에 당일 열릴 예정이었던 철인 3종(트라이애슬론) 경기를 다음 달 21일로 연기했다. 미셸 우 보스턴 시장은 폭염 비상사태를 25일까지 추가 연장키로 했다. 또 시내 10여 곳에 냉방 대피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뉴욕은 당초 이날 역대 최고 기온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섭씨 36.1도를 돌파할 것으로 예보됐지만, 다행히 넘어서지는 않았다. 다만 뉴욕시는 철인 3종 경기 가운데 사이클과 수영 거리를 단축했다.

뉴욕시는 폭염과 관련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환경정보센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359개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 기록이 작성됐다. 가장 더운 밤새 최저기온 기록은 709개가 나왔다. 지난 30일 동안 1403개의 새로운 일 최고기온이 함께 작성됐다.
[마드리드=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베세일 데 라 시에라 인근 상공에서 헬기 한 대가 산불 진화용 소방수를 공수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폭염이 주말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산불이 더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07.13.

[마드리드=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베세일 데 라 시에라 인근 상공에서 헬기 한 대가 산불 진화용 소방수를 공수하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폭염이 주말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산불이 더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07.13.

NYT "이날(24일) 하루 체감기온 39.4도 이상의 위험 수준의 높은 열기에 노출된 미국인은 모두 71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동북부 지역 외에도 캔자스·미주리·오클라호마주 등 중서부 지방과 캘리포니아주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 텍사스·테네시주도 폭염 영향권에 속했다. 이번 주부터 시애틀·포틀랜드 등 서부 지역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동북부 지역이 폭염에 시달리는 동안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대형 산불과 사투를 벌였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

캘리포니아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 마리포사 카운티의 미드파인스 마을 부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폭염과 가뭄 등으로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약 5600ha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발생지역 인근 마을 주민들 6000여명은 대피한 상태다. 2600개 마을에는 전기가 끊겼다. 이에 개빈 뉴섬 주지사는 마리포사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페인에선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동부 안달루시아의 코르도바 지역 낮 최고 기온이 4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해당 지역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8월 몬토로 지방에서 씌여진 47.4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레이리아=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중부 레이리아 외곽 피게이라스 마을에서 주민들이 주택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마와 싸우고 있다. 포르투갈에 계속된 폭염으로 전국에서 32건의 산불이 발생해 3000명 넘는 소방대원과 30대의 소방 항공기가 불길과 싸우고 있다. 2022.07.13.

[레이리아=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중부 레이리아 외곽 피게이라스 마을에서 주민들이 주택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마와 싸우고 있다. 포르투갈에 계속된 폭염으로 전국에서 32건의 산불이 발생해 3000명 넘는 소방대원과 30대의 소방 항공기가 불길과 싸우고 있다. 2022.07.13.

스페인은 지난 열흘 동안 폭염 관련 누적 사망자가 1000명을 넘길 정도로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그리스는 화재 진압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 인근 크레타 섬 화재, 펜텔리 지역 화재에 이어 유명 휴양지 레스보스섬까지 화재가 번진 상황이다.

APF 통신 등에 따르면 레스보스섬 바테라의 호텔 2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450명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320명의 소방 대원, 소방차 17대, 소방헬기 1대를 투입해 진압 중에 있다.

그리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로 500ha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이미 유럽에서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약 51만7881ha(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화재로 소실 됐다. 지난해 1년 간 화재로 소실된 면적 47만359ha를 넘어섰다. 이는 트리니나드 토바고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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