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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제야 초석 다진 '재정준칙'…갈 길은 구만리

등록 2022.09.16 14:03:43수정 2022.09.16 14: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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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폭증에 꺼내든 '재정준칙'…벌써 세 번째

국회 통과 과정부터 험난…민주당 반대 목소리

실효성 문제…추경 필요 시 재정준칙 무용지물

재정준칙 도입 안되면 2070년 국가채무 7000조

[기자수첩]이제야 초석 다진 '재정준칙'…갈 길은 구만리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윤석열 정부가 그간 잠자고 있던 '재정준칙'을 다시 꺼내 들었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와 재정적자 등 국가 재정건전성 지표에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부여하고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기준치를 정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준칙 기준으로 다시 복귀하도록 강제로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것이다.

정부가 재정준책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그간 나랏빚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국가채무는 지난 2018년 680조5000억원이었지만 올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등으로 지난 정부에서 확장적 재정운용을 했기 때문이다.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운 현 정부는 그 일환으로 출범 넉 달 만에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재정준칙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벌써 세 번째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당시 경제수장들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재정준칙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말들은 결국 현실화하지 못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재정건전화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으나 해당 법안들은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초과할 수 없다.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 폭은 2%로 더 조여 중장기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60% 이내로 수렴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규정해 구속력을 높이고 연내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재정준칙의 초석을 다졌지만 아직 갈 길은 구만리다. 우선 국회 통과 과정부터 험난하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민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재정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정준칙이 어렵게 국회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실효성'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내놓으며 예외 조항을 뒀다.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경제협력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한다는 것인데, 이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건과 같다.

결국 추경이 필요할 때는 재정준칙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연례행사처럼 이뤄지는 추경이기에 온갖 이유로 돈이 더 필요하다며 추경을 집행할 경우 재정준칙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위원회 형태의 독립적인 재정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갈 길이 먼만큼 더 이상 주춤거려서는 안 된다. 현재 세계 총 105개 국가가 재정준칙을 시행하고 있으며,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서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국가예산정책처의 추산에 따르면 재정준칙이 도입되지 않으면 2070년 국가채무는 7000조원을 돌파하고, 국가채무비율은 192.6%에 이를 전망이다.

재정준칙 도입 없이는 나랏빚에 국민들의 허리가 휘청거리게 된다. 이는 미래세대에 짐이다.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그간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던 만큼 재정준칙을 정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방안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고 실효성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재정준칙에 또 다시 먼지가 쌓이지 않기를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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