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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 행보 본격화한 중국-WSJ

등록 2023.03.23 11:23:45수정 2023.03.23 11: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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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 맞서

"중국 아닌 미국이 위험하다" 강조하며

전과 달리 국제 분쟁에 적극 개입 시도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의 궁전에서 열린 공식 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배웅하고 있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초특급 환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03.22.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의 궁전에서 열린 공식 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배웅하고 있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초특급 환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03.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국이 본격적인 초강대국 행보를 시작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오래도록 국제 분쟁에 개입하길 꺼려왔으나 시진핑 주석이 3번 째 임기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생각이 비슷한 나라들을 규합해 국제 문제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사요약.

3년 동안의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국에 서방이 훨씬 비우호적이 됐지만 중국은 군사적, 경제적 힘을 가졌다고 판단해 세계 질서를 중국에 유리하게 바꿔나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재개 합의를 중재해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큰 환대를 받고 귀국한 시주석이 곧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해 휴전 중재를 시도할 예정이다.

휴전 중재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자세 만으로도 중국이 세계 내 위상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중국이 우호국들과 함께 더 이상 미국 주도 국제 질서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으며 세계를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로 나누는 미국의 시도에 도전하고 있다.

오래도록 정치, 경제, 군사적 힘을 키워온 중국은 오래전부터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각지에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진해왔다.

시주석은 몇 주 전 국제 개발 이니셔티브(Global Development Initiative), 국제 안보 이니셔티브(Global Security Initiative), 국제 문명 이니셔티브(Global Civilization Initiative)라는 3대 관점을 제시했다. 미국의 패권을 우려하는 나라들에게 중국이 경제, 안보 보장을 제공하면서도 존중한다는 내용이다.

시주석의 강경해진 발언은 중국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대립으로 세계를 규정하는 미국에 맞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시주석은 남반부 국가들을 향해 중국이 그들을 압박해온 서방 중심의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설 수 있는 합리적이고 해롭지 않은 경제 모델을 가진 강대국임을 역설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중국 전문가 폴 핸리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지나치게 안보 위주로 군사력을 너무 자주 사용했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미국과 다른 방법으로 강대국으로서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중재했던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때와 달리 전 세계적 리스크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시주석은 서방의 비난을 무릅쓰고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 신장 및 남중국해 통제력 강화를 관철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비판적인 일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 한다는 입장에 대한 지지도 끌어낼 수 있었다.

한편 중국의 외교적 입장이 변화하는 것을 옹호하는 논리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봉쇄 3년 동안 미국 주도 국제 질서가 중국에 비우호적으로 바뀐 점이다. 한국, 일본, 필리핀, 호주, 인도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미국과 관계를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이를 미국 정부의 “억제, 포위, 억압” 전략의 결과라고 비난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과 유럽국들과 관계도 소원하게 만들었다. 그 밖에도 국제사회에서 대만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커지고 있는 것도 우려할 정도가 됐다.

중국 정부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외교적 성과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나아가 국내적으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자극해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효과도 크다.

그 밖에 중국은 최근 대만의 오랜 수교국이던 온두라스와 국교를 맺었고 미국이 오래도록 공관 설치를 방기해 온 솔로몬 제도에 대사관을 설치하고 미국이 굴욕적으로 철수한 아프가니스탄과도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 미얀마 반군이 최근 중국 정부에 내전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난해에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중국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자원하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처럼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해외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중국 경제의 역동성이 약해질 수 있고 중재에 실패하면 순진하고 무능한 국가라는 평을 받게 돼 우호국들의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스탠포드대 매스트로 박사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임을 보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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