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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찌른 아내…법원 판단은[죄와벌]

등록 2023.09.1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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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3년 선고

法 "자녀 해코지할 것 같은 언행 목격 참작"

[서울=뉴시스] 법원

[서울=뉴시스] 법원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30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린 아내가 남편이 자는 틈에 그를 살해하려 했다. 이런 아내에게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A(65)씨는 지난 2000년에 남편 B(61)씨의 가정폭력과 외도로 한 차례 이혼했다가, 2003년께 재결합했다. 이후 30년간 이어진 가정폭력은 참았던 A씨였지만 지난해 10월19일 밤 11시께 있었던 폭언만은 참을 수 없었다.

당시 술에 취한 B씨가 큰딸에게 "너 왜 자꾸 집에 오냐, XX. 네가 집에 왜 와"라며 접이식 테이블을 집어던졌고, A씨에게는 "애들을 어떻게 죽이는지 봐라"라고 말하며 마치 자녀들을 해코지할 것처럼 행동해서다.

그로부터 5시간 뒤 20일 새벽 4시30분께, A씨는 주방에서 흉기를 챙겨와 안방에서 자고 있던 남편의 목과 가슴 주변, 팔뚝 등을 찔렀다.

그러나 A씨는 곧 피를 흘리는 남편을 보고 겁이 나 범행을 단념했고 112에 범행을 자진 신고했다. 남편은 곧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며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인천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3월23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30여년간 가정폭력을 당해 온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 직전 남편이 자녀를 해코지할 것 같은 언행을 목격하기도 했다"며 A씨가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직후 스스로 112에 신고해 자수한 점 ▲남편 B씨의 처벌 불원 의사 ▲A씨가 아무런 수사 경력이나 범죄 경력이 없는 점 ▲자녀들 간 유대 관계를 고려했을 때 재범 위험성이 낮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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