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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서울역사를 빛내던 샹들리에가 김종영미술관에

등록 2023.09.28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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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오늘의 작가전…연기백 개인전

<당김과 밈> (부분)한옥 목재, 정제목재, 와이어, 낚시줄, 수집된 벽지 500*500*357(H)cm,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당김과 밈> (부분)한옥 목재, 정제목재, 와이어, 낚시줄, 수집된 벽지 500*500*357(H)cm,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김종영 미술관 '2023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연기백의 개인전은 시간의 층위를 통해 ‘근대(近代)’를 보여준다.

'앉음과 일어섬의 상(象)에 대하여'라는 다소 어려운 제목의 전시는 작가의 철학적 성찰과 자각이 담겨있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개념이 앞서는 작품에 주목하는 세태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고민은 점차 그동안 학습한 지식 전반으로 확장되었고,  장고 끝에 그는 그동안 습득한 지식을 백지화하고, 선입관 없이 사물과 사태를 대면하며 생활세계를 알아가기로 마음먹고 방법을 모색했다.

결국 작가가 선택한 방법은 우연히 발견한 사물에 목적을 배제한 행위를 반복하는 것. 지난한 수작업 중간중간, 직관적 판단에 따라 작업 방향을 결정하고, 최종 결과물을 관조했다. 작업 '도배 프로젝트'가 한 예다. 비가 새서 도배를 새로 하기 위해 뜯어내다가 우연히 가려졌던 도배지를 발견했고, 문득 겹겹이 쌓인 도배지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발견된 흔적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확인하게 되었고, ‘근대(近代)’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연기백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철학적 성찰과 자각을 어떻게 삶과 일상에서 실천할 것인가와, 여기 소외된 것들과 어떻게 공감하며 함께 살 수 있는지를 살피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두 개의 구축> 나무 벤치, 나무 화장대, 가변크기,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두 개의 구축> 나무 벤치, 나무 화장대, 가변크기,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대지 속으로 (부분)흙, 수집된 사물 외, 가변크기 (400*160*160cm),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대지 속으로 (부분)흙, 수집된 사물 외, 가변크기 (400*160*160cm),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버려지고 주변화되었던 근현대를 지나온 실재 사물들을 소재로 삼아 조각, 설치, 사운드, 아카이빙 형식으로 선보인다.

10년 간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수집했던 ‘벽지’ ‘이주와 철거 현장에서 수집된 나무로 제작된 사물과 흙, 암석 파편, ‘런던의 60년대 지어진 철거 예정인 노동자들의 임대주택에서 기록한 사운드,’‘리모델링으로 철거되었던 일제강점기 서울역사에 설치되었던 샹들리에’ ‘강남의 철거 예정의 아파트에서 수집한 자개장 화장대’ 등이 전시장에 나와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로움을 전한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우리 사회에서 식민지 경험과 동족상잔의 상처, 그리고 급격한 산업화의 부작용을 포괄한 ‘가까운 과거’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기백 작가의 작품을 통해 ‘근대’를 ‘앉음’과 ‘일어섬’이라는 상반된 술어를 나란히 배치해 ‘다의적’이면서도 ‘중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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