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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에 줄소송…"리스크 관리 충분히 했나"

등록 2023.12.01 1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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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 메리츠증권 펀드 1290억원 전액 손실

롯데손보·KDB "메리츠, 핵심 투자 정보 위험성 고지 제대로 안 해" 소송 제기

한국거래소·교원그룹도 메리츠증권 상대 소송 검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 2023.11.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  2023.11.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메리츠증권이 국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한 미국 가스전 펀드가 휴지조각이 되며 소송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투자금을 댔던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11월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낸 데 이어 KDB생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소송을 검토 중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전날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상대로 계약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교원그룹도 소송을 검토 중이며, 한국거래소 또한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지금까지 변론기일이 두 차례 진행됐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12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526메가와트(MW) 규모의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메자닌 대출형(선순위채권과 보통주자본 사이에 속하는 다양한 형태의 자본조달)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로, 메리츠증권은 '셀다운(sell-down)' 투자자를 모집했다.

2019년 2월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은 각각 5000만 달러(약 645억원), 3000만 달러(약 387억원) 투자했다. 이 외에 한국거래소가 1000만 달러(약 129억원), 교원라이프와 교원인베스트가 각각 500만 달러(약 65억원)씩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2020년 12월 해당 대출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 차주들은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가스발전소는 회생 절차를 밟았고 2021년 8월 펀드는 대출채권 전액을 상각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2년 6개월 만에 전액 손실 처리됐다.

▲'셀다운 판매'…메리츠증권, 리스크관리 충분히 했나

주요 쟁점은 메리츠증권이 대체투자 시 준수해야 할 위험관리 기준을 충분히 따랐는지 여부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국내·외 부동산 등 고유재산에 투자 시 충분하고 적합한 현지실사를 2021년 3월부터 의무화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시에는 추가로 외부전문가로부터 투자자산에 대한 감정평가, 법률자문 등을 받도록 했다.

투자자에게 재판매(셀다운)할 시에는 리스크가 충분히 평가될 수 있도록 '셀다운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 심사 시 활용토록 했다. 이때 '매각 가능성 평가', '미매각시 리스크요인' 등을 검토사항에 포함해야 한다. 미매각된 자산에 대해서는 '셀다운 현황', '지연사유', '대응계획' 등을 검토한 사후관리보고서를 작성토록 했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먼저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셀다운에 실패하면 해당 투자자산을 떠안아야 한다.
메리츠증권에 줄소송…"리스크 관리 충분히 했나"


투자자들은 메리츠증권이 투자자들에게 담보구조의 취약성과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DB생명은 "본 사업은 고정적인 현금 흐름 비중이 매우 낮아, 미래 현금 흐름 수입 추정이 투자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해당 사업의 현금 흐름과‚ 현금 흐름이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에 대비한 충분한 담보 구조는 핵심 투자 정보에 해당되는데 메리츠증권이 해당 중요 핵심 투자 정보에 대한 위험성 고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전소의 현금흐름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력마진(Spark Spread)을 살펴보면 2018년 11월 투자설명회 당시에는 MWh당 30~40달러로 안내됐다. 하지만 하나대체운용이 지난해 8월 투자자에게 발송한 실제 전력마진을 보면 MWh당 10달러 내외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메리츠-하나 측이 투자자에게 제시한 2019~2025년 예상 평균 전력마진과 가동률은 MWh당 35달러, 88%인데 전력마진과 가동률이 각각 5%, 4%만 동시에 떨어지더라도 투자금 전액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미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함께 현지 실사와 미팅을 진행했고 실사 과정에 직접 참여했는데 해당 거래 변동성이나 구조를 모르고 투자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길고 긴 소송전 예고..증권사 내부통제 또다시 화두로 

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대체투자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 붐에 편승해 사전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KB증권은 3년 전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기관 투자자들에 3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물어줄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들과 벌인 소송에서 패소하면서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코리안리, 산림조합중앙회 등이 KB증권과 JB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JB운용에 예비적 청구를 각하하고 KB증권에는 주위적 청구를 인용했다. 원고 측이 2019년 12월 소를 제기한 지 3년 3개월 만이다.

사건의 배경이 된 펀드는 JB자산운용이 운용한 'JB호주NDIS펀드'다. KB증권은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904억원,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360억원 등 총 3264억원 규모로 이 펀드를 팔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제 내부 투심위 결과를 숨기고 셀다운에 나섰다면 도덕성뿐만 아니라 내부 컴플라이언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단기성과주의의 폐해가 결국 기관투자자들의 집단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사료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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