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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자이언티 "6년 만에 정규 발표…0에서 시작"

등록 2023.12.0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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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30분 분량 10곡 수록

"자전적이고 편안한 음악 위주"

"재즈 기반 실험적인 트랙도"

"가수로서 리브랜딩 할 것"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집들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약 6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면서 기자들과 만난 가수 자이언티가 처음으로 건넨 인사말이다. 보통의 인터뷰와는 사뭇 다르게 가정집 같은 스튜디오에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마치 자이언티의 집에 놀러 온 것 같은 연출이 됐다. 집처럼 편안한 음악을 내고 싶었다는 그의 의도가 담긴 것이다. 직접 설명과 함께 들려준 총 10트랙은 인터뷰 현장처럼 포근하고 아늑했다.

정규 3집 제목은 '집(Zip)'이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신곡을 내는 것 자체가 무려 2년 전이다. 지난 2021년 12월 발표한 싱글 '선물을 고르며'가 마지막이었다. "티는 안 냈지만 바쁘게 지냈어요. 회사도 설립했고,  엠넷(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10' 프로듀서도 했어요. 감사하게도 히트도 했었고요. 한 마디로 직업인으로서 일을 잘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로서는 오래됐다고 생각해요. 최근작이 싱글이어서 또 싱글을 내기는 어렵고, 리스너들이 아쉬워하겠다는 생각으로 정규 앨범을 내게 됐어요."

앨범의 출발점은 '집'이라는 콘셉트였다. 처음에는 전자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고려했지만 결국 편안한 음악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 도달하면서 집을 떠올렸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기에 딱 알맞았다. 여기에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담은 압축 파일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도 염두에 뒀다.

"실험적인 트랙도 있긴 해요. 다른 면에서 실험적이죠. 재즈가 주를 이뤄요. 아쉬웠던 게 유통사에 장르를 재즈로 등록할 수 없더라고요.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이문세 선배님과 함께 한 '눈'도 스탠더드 재즈인데 가요는 재즈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안타까웠어요. 발라드나 알앤비(R&B)라고 등록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실험적인 면이 있어요."

스스로 재즈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어쭙잖게 시작했다가 망신당하기 쉬운 장르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실험을 겪었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재즈 트럼펫 연주자 베니 베넥 3세(Benny Benack III)가 피처링한 '내가 좋아하는 것들', 국내에서 가장 존경하는 재즈 아티스트 윤석철이 피처링한 '불 꺼진 방 안에서' 등이 대표적이다. 자이언티는 "주변에 재즈 전공 아티스트들도 있고 영향을 많이 받아서 사랑한다"며 "재즈는 배운 자들의 음악이니까 본능적으로 하는 것과 알고 하는 것의 중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동료 아티스트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중간점을 찾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틀곡은 트리플이다. 모두 자이언티의 평소 생각과 호기심이 담겼다. 첫 번째 타이틀 '언러브(UNLOVE)'는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던 곡을 지우기 위해 언러브 버튼을 누르는 것을 상상하며 시작된 노래다.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HONNE)'와 함께 작업해 유러피안 팝 사운드가 완성됐다. "사랑하던 사람과 관계 정리를 하게 될 때를 두고 '리셋증후군'이라는 말이 새로 생겼더라고요. 새로운 세대 청년들이 피드에 글을 올리고 캡션을 지우고 하는 것처럼 관계를 정리하는 데 무감해졌다고 해요. 전 뮤지션으로서 음악이 나온 지 오래돼서 리스너들이 제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서 지운다고 생각하니 슬프더라고요."

두 번째 타이틀 '모르는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과연 내가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시작된 노래다. 자이언티는 "사람마다 남에게 드러낼 수 없는 어두운 면 같은 게 있지 않나. 내가 상대방을 잘 안다고 해도 사각지대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빈티지한 매력이 재즈풍 곡이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최민식이 출연한다. 최민식은 클로즈업된 얼굴 하나만으로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자이언티는 "정말 영광이다. 최민식 배우님이 한 번도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 없다고 하더라"며 "최민식의 얼굴과 목소리는 누구나 알지만 그 사람에 대해 들여다볼 기회가 없다. (이 뮤직비디오가)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 타이틀 '브이(피스)'(V(Peace))는 혼성 듀오 '악뮤'가 피처링했다. 악뮤 이찬혁은 가사도 함께 썼다. 자이언티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을 때 브이 포즈를 하고 찍지 않나. '이 공통적인 움직임은 뭐지?'에서 시작됐다"며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이어 "1990~2000년대 일본 시부야 케이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이런 음악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남녀 혼성 스크래치 소스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외 수록곡들은 각기 다른 매력이지만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앨범의 매뉴얼 같은 인트로곡 '하우 투 유스(How To Use)'부터 전체 분위기를 이어주는 '투명인간', 전체 막을 내리는 '해피엔딩'까지 10곡의 트랙 배치가 인상적이다. "이전 앨범을 보면 손 가는 대로 배치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음악을 듣는 문화가 바뀌었잖아요. 스트리밍 문화가 정착돼서 아무 생각 없이 연결해서 듣게 되죠. 제 앨범을 통으로 들었을 때 가장 듣기 좋은 순간은 아침에 몸을 일으킬 수 있을 때 틀어놓고 약속 준비를 하는 거예요. 러닝타임이 30분 정도로 짧거든요. 택시나 지하철 안에서 전체를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가수 자이언티가 6일 오후 6시 정규 3집 'Zip’으로 컴백한다.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2023.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래 걸린 만큼 곳곳에 공들인 작업이었다. '솔직하고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이라는 코드가 일맥상통하다. 자이언티는 "지식도 더 생겼고 예술에 대한 고찰이 생겼다. 클래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결과물에 만족했다. 음악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아티스트들이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시대이기에 이런 면밀한 작업은 더 의미 있다.

"싱글 2~3장 내는 게 정규 앨범을 내는 것보다 수입이 많을 수 있어요. 예산면에서도 싱글이 좋고요. 지금 시대에 정규 앨범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건 아티스트들이 음원차트를 큰 성취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일 거예요. 그래서 브랜딩 요소로서 정규 앨범이라는 게 진정성을 가진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택이에요."

데뷔 12년을 맞이하는 자이언티도 해마다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리브랜딩이다. "앨범을 내는 게 5~6년 전이니까 중2였던 친구들이 스무 살이 된 거예요. 이들에게 들려줄 음악을 내고 싶어요. 기준점을 낮췄어요. 수치적으로 40~50에서 시작한다고 하면 100~200을 생각할 수 있는데, 0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려고요. 1만 만들자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제가 가고 싶은 길은 현재 시점에서 두 가지예요. 이 업계 안에서 어떻게 인재로 클 수 있을지 생각해요. 뮤지션이 아니라 인재로서 영향력 있고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방향성이 있었으면 해요. 두 번째로는 아티스트로서 어디까지 좋은 영향과 영감 줄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에너지를 다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신인 감독이나 뮤지션, 비주얼 아티스트들에게 영감받으면서 녹슬지 않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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