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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경계 사라져" 공정위의 '시각', 뷰티업계 미칠 파장은

등록 2023.12.07 12:10:00수정 2023.12.07 14: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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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관련해 '심의 절차 종료' 결정 받아

공정위 "온·오프 경계 없어진 치열한 시장 속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판단 어려워"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시민과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일부터 17일까지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9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미권, 동남아, 일본인 관광객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까지 명동을 찾으면서 상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3.03.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시민과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일부터 17일까지 명동 내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9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미권, 동남아, 일본인 관광객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까지 명동을 찾으면서 상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3.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CJ올리브영(올리브영)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와 관련해 약 19억원의 과장금을 부과 받은 가운데, 최근 온라인 성장으로 인한 화장품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이번 공정위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뷰티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7일 공정위는 올리브영이 과거 H&B(헬스앤뷰티) 스토어 경쟁사였던 랄라블라(GS리테일), 롭스(롯데) 등과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업체에 광고비 인하, 행사 참여 보장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EB(Exclusive Brand) 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의했지만, 심의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공정위의 이같은 결정에는 현재 화장품 시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과거 올리브영과 경쟁했던 랄라블라, 롭스 등이 시장에서 철수한 데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 화장품 시장을 H&B스토어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 규정하지 않고, 온·오프라인 전체로 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일부 유통업체에서 마케팅 용어로 사용됐던 H&B(헬스앤뷰티) 콘셉트를 개별 시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설득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정"이라며 "국내 유통 시장 전반에서 온·오프라인 경계 및 업태 간 구분이 흐려지고 있는 '빅 블러(Big Blur)' 트렌드가 이번 공정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온라인으로 확장하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4%로 적은 편이다. 온라인 시장에는 올리브영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 업체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지그재그 등이 화장품 카테고리 전문관을 새롭게 만들었고, 롯데온, SSG닷컴도 럭셔리 화장품 중심의 전문관을 론칭했다.

쿠팡도 최근 럭셔리 뷰티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내놓고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형성된 화장품 시장 전선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번 공정위 결정대로 화장품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성장을 거듭해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업계에선 화장품 시장의 온·오프라인 경계 및 업태 간 구분이 흐려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올리브영을 오프라인 절대 강자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올리브영의 EB 정책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을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백화점 외에 다양한 화장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오프라인 채널은 여전히 올리브영"이라며 "일부 제조업체에선 올리브영에 납품하지 않으면 70%의 매출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특히 신생 브랜드나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에선 오프라인 접점이 중요한 만큼 올리브영은 포기할 수 없는 채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선 주로 인지도 있고, 잘 아는 브랜드, 한 번 써본 브랜드 위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올리브영의 EB 정책을 제조업체 입장에선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리브영 측은 이번 공정위 판단과 관련해 EB 정책에 대해 "향후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정책을 재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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