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교육비 줄인다' 목표 실패한 교육부 "내년엔 줄인다"

등록 2024.03.14 12:00:12수정 2024.03.14 13:27:3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불안 요인 작용한 것 맞다…많은 노력할 것"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 7년 만 최고

"공정수능, 가야할 방향…안착되면 경감 기여"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 이례적 하락 긍정 평가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03.1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03.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을 줄이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가운데, 교육부는 "올해 증가 추이를 봤을 때 상당 부분 내년 즈음엔 반드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동인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브리핑을 갖고 "저희가 목표치를 당장 어떻게 제시할 순 없지만 내년엔 반드시 경감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가 이렇게 고착화되면서 학부모들이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그런 영향을 받아서 1인당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그런 눈높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상별로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전년도의 26조원과 견줘 4.5% 증가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 부속서류인 성과계획서에서 총액을 1조8000억원(6.9%) 줄이겠다고 했다.

특히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나 높아졌다. 초등학교 4.3%, 중학교 1.0%과 비교해 크게 높은 것은 물론 2016년(8.7%) 이후 7년 만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런 결과가 다급하게 나온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조치와 의과대학 증원, 무전공 입학 확대 등 대입 사전예고제 무력화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험생 불안감을 부추긴 '풍선 효과'란 것이다.

이에 대해 배 기획관은 "불안요인들 때문에 사교육 증가 요인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킬러문항 배제나 공정 수능의 방향은 시간이 지나 안착되면 오히려 사교육 경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이례적으로 학생 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도 부연했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1~3학년은 2022년 126만2000명에서 이번 조사 시점인 2023년 127만8000명으로 1만3000명 늘었다고 했다.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그 해 출산율 증가 영향으로 인해 고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늘어나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 수 증가율은 1% 수준인데, 고등학생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은 8.2%로 나타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학생들은 사교육 참여 이유를 주로 '학교수업 보충심화', '진학 준비'로 꼽았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결국 대입 불안감이 변수였단 것이다.

교육부는 이달 말 나올 2025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통해 교원과 사교육업체의 수능 출제 단계 유착 의혹과 관련한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교육비 줄인다' 목표 실패한 교육부 "내년엔 줄인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해 사교육비 지표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년도와 견줘 볼 때 그 증가 추세가 급격히 호전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그 추이가 2021년 21%, 2022년 10.8% 각각 전년 대비 증가한 것과 견줘 보면 적어도 그 추세를 낮췄다는 이야기다.

사교육 참여율도 78.5%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는데, 2021년 8.4%p와 2022년 2.8%p와 비교하면 증가 추세가 크게 낮아졌다고 부각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유행 감소에 따라 낮아졌던 사교육 총액과 참여율이 다시 본래 수준으로 회복한 기저 효과가 있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방역 조치에 따라 학원들의 문을 거의 강제로 닫게 했던 결과. 총액은 2019년 21조에서 2020년 19조4000억원, 참여율은 2019년 74.8%에서 2020년 67.1%로 급감한 적 있다.

또한 정부가 9년 만에 내놓은 종합 방안인 지난해 6월 '사교육 경감 대책'의 효과도 몇몇 지표에서는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해석이다.

중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오른 것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내려간 것이 사실이다. 2022년 76.2%에서 2023년 75.4%로 0.8%p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2016년 이후 계속 높아졌으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이번에 처음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EBS 중학 프리미엄을 전면 무료로 전환했고, 이용자 수는 2023년 6월 1만4000명에서 올해 2월 3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중학생 4명 중 1명꼴로 이용한 것으로 사교육 수요 경감 효과가 있었다.

배 기획관은 "돌봄이나 고등학교 부분에선 현재 준비 중인 정책이 3월 이후 본격 시행되는 게 많다"며 늘봄학교와 고등학교 EBS 강의 확대를 사례로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