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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USAID 처장 "가자 지구 기근 시작" 첫 공식 언급{이-팔 전쟁]

등록 2024.04.12 08: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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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통합식량안보분류 따른 기근이 시작됐다"

"전쟁 전 없던 어린이 영양실조 3명 당 1명 꼴"

현지 주민 "가축도 주지 않던 쐐기풀 죽으로 버틴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서맨사 파워 미 국제개발기구(USAID) 처장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으나 국제 원조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가자 지구 북부에서 기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워 처장의 발언은 미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가자지구의 식량 부족을 기근이라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USAID는 뒤에 파워 처장의 발언이 지난달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최신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무마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밝혔다. 

전 세계 구호 단체와 전문가들은 가자 지구의 220만 주민들이 조만간 극단적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파워 처장은 지난 10일 미 의회에서 증언하면서 유엔 산하의 통합식량안보 단계 분류(IPC) 이니셔티브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보고서는 가자 지구 북부가 3월 중순부터 5월 사이에 기근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자 지구 북부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크게 파괴된 상태지만 가자 지구에 대한 구호 식량 공급이 이뤄지는 남부 검문소에서 거리가 가장 멀다.

파워 처장은 10일 증언에서 USAID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에 가자 지구 일부 지역에서 기근이 시작됐다는 내용의 전문을 보낸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기근이 시작됐다는 IPC 보고서를 인용했다. 파워 처장은 “기근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IPC 이니셔티브는 전 가구의 20% 이상이 극도의 식량 부족에 빠질 경우, 어린이들의 30%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리는 경우, 1만 명 당 2 명의 성인 또는 4 명의 어린이가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으로 숨지는 경우를 기근으로 분류한다.

파워 처장은 이날 가자 지구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진 비율이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침공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크게 악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 북부의 경우 침공 이전 영양실조 비율이 거의 제로였으나 현재는 어린이 3명 당 1명”이라고 밝히고 “5세 이하 영유아들의 심각한 영양실조 비율이 1월 16%였으나 2월에 30%가 됐다. 3월 평가는 나오지 않았으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가자의 빵바구니라고 불리던 베이트 라히아에서도 주민들이 종종 쓰디쓴 풀죽을 먹는다고 현지 농민인 유세프 사게르(24)가 전했다.

그는 전쟁 초기 매일 하루 한번 소량의 밥을 먹고 아침과 저녁은 차나 커피로 때웠으나 쌀과 차, 커피가 동나면서 초봄에 자라는 코베자라는 풀을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베자마저 동나면서 지금은 예전에는 가축들에게도 주지 않던 냄새가 독한 쐐기풀을 끓여 만든 죽을 먹는다면서 “살기 위해 코를 막고 삼키고 있다”고 밝혔다.  
[라르나카=AP/뉴시스]지난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지원할 인도적 구호 물품을 선적한 선박 중 하나인 오픈 암스 소속 선박이 가자지구에서 회항해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월드키친(WCK) 구호 요원 7명을 폭격해 살해한 뒤 가자지구에 도착했던 구호 선박들이 키프로스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서맨사 파워 미 국제개발처(USAI) 처장이 미 고위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0일 가자 지구에 기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2024.04.12.

[라르나카=AP/뉴시스]지난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지원할 인도적 구호 물품을 선적한 선박 중 하나인 오픈 암스 소속 선박이 가자지구에서 회항해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월드키친(WCK) 구호 요원 7명을 폭격해 살해한 뒤 가자지구에 도착했던 구호 선박들이 키프로스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서맨사 파워 미 국제개발처(USAI) 처장이 미 고위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0일 가자 지구에 기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2024.04.12.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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